교촌치킨 매출 1위→3위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 난색
3만 원 치킨시대 열기도 해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교촌치킨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킨업계를 통틀어 한때 매출 기준 부동의 1위로 여겨진 교촌치킨은 현재 3위까지 떨어진 상태로 알려졌다. 교촌의 추락 소식을 들은 업계에서는 과도한 가격 인상에 따른 ‘예견된 추락’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어 일각에서는 4위를 기록한 굽네치킨에 교촌치킨이 밀릴 수도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그러나 교촌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상위 3곳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성장을 했다는 점에서 연이은 매출 감소에도 실속은 챙긴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전년 대비 14.6% 감소한 4,259억 원으로 알려졌다.교촌은 매출 감소에 따른 치킨업계 3위로 밀려나며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키던 부동의 1위 자리를 bhc에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하고 평년 수준을 유지한 교촌이 급성장을 보이던 bhc에 추월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 2020년 매출 4,358억 원, 2021년 4,935억 원을 기록하며 이 기간 각각 4,004억 원, 4,771억 원을 올린 bhc의 매출을 이기던 와중 2022년 bhc가 5,075억 원으로 매출이 뛰어오르면서 4,989억 원을 올린 교촌치킨을 제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지난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bhc가 치킨업계 1위 자리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bhc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은 5,3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긴 교촌치킨이 추락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은 2위 자리마저 BBQ에 내줬기 때문이다. 2위를 기록한 BBQ는 지난해 개별 기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매출 4,731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영업이익만을 평가한다면 치킨업계 ‘빅3’(bhc, BBQ, 교촌치킨) 중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한 곳은 교촌치킨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교촌치킨이 실속 있는 장사를 한 셈이 된다. 2년 전만 해도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데 성공했던 교촌이 지난해부터 급격한 영업이익의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와 달리 bhc의 영업이익은 1,203억 원으로 전년보다 15.2% 줄었고, BBQ는 553억 원을 내는 데 그치며 13.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5.8% 상승한 240억 원으로 집계되며, 영업이익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런 교촌의 영업이익 상승을 달가운 시선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는 교촌치킨의 연이은 영업이익 성장세가 가격 인상에 따른 결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때마다 가격을 올렸는데, 이에 따라 손해 보지 않는 장사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교촌치킨은 국내에서 지난 3년간 가격 인상을 두 차례나 단행했다. 지난 2018년 배달비를 처음 도입한 데다 2021년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제품 가격을 평균 8.1%나 올리며 치킨값 인상 시장으로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지난 2021년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1년 5개월 만에 최대 3,000원의 가격 인상을 또 한 번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서 논란이 된 점은 교촌치킨이 국내에서 3년간 2번이나 가격을 인상하는 행보를 보인 것에 비해, 해외에서는 치킨 가격을 인하했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런치 메뉴를 선보인 교촌치킨은, 신메뉴의 가격을 말레이시아 내 평균 레스토랑 가격보다 60% 수준으로 인하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레스토랑의 평균 점심 식사 비용이 레스토랑 1인 기준 약 1만 4,500원 수준인 것에 비해, 교촌치킨이 선보인 점심 가격은 약 6,000원 수준이다. 이런 국내와 해외 차별에 소비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교촌치킨은 이에 대해 “현지 기업이 말레이시아 외식 시장 트렌드와 주요 소비층 소득 수준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 것”이라고 밝히며 “국내 사업과 직접 비교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교촌치킨의 매출은 지난해 4월 선제적으로 치킨값을 인상한 이후로 소비자가 대거 이탈하며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물가에 따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고 업체의 결정을 받아들이던 소비자들조차 ‘터무니없는 인상’이라는 2번의 인상에 따른 판단으로 보인다.
치킨값 인상에 대해 교촌치킨은 가맹점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선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임차료와 인건비 및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올라 가맹점 영업환경 개선이 필요했다는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교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싸늘하다. 실제 소비자들은 교촌의 가격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운영비용을 전가하는 행보로 지적하고 있다. 당초 치킨이 ‘서민 음식’, ‘국민 간식’ 등으로 불렸는데, 이를 3만 원 수준으로 올리는 것에 교촌이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어 배달비가 없었던 치킨 배달 등에 교촌치킨이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 유료화를 시작해 ‘한국 배달비’가 생기게 만든 주범이라는 평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경기 성남시 판교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교촌이 본사 사옥을 옮긴 건 2004년 경기도 오산 본사를 마련해 사업을 운영한 지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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