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기간제 점심 지시
대구 ‘맥주 갑질’ 사건
공직자 갑질 신고 기간
최근 충북 청주시 공무원 갑질 논란에 이어 대구 중구청에서도 갑질 논란이 잇달아 발생하며 ‘공무원 갑질’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목이 쏠렸다. 더하여 6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직자 갑질 행동강령 위반행위 집중 신고’가 더불어 화제 되고 있다.
지난 17일 청주시에 따르면 문의문화재단지 공무원 및 청원경찰 등은 70대 여성 기간제 근로자 A 씨에게 2년간 점심 식사를 준비하게 했다. A 씨의 업무는 청소를 비롯해 시설물 환경정비인데 전혀 관련이 없는 식사 준비를 하게 된 것이다.
동아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A 씨 이전에 근무했던 여러 기간제 근로자 또한 10여 년간 점심 식사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공무원들은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는 데다 매번 배달을 시키거나 도시락을 준비하기 힘든 이유 등으로 기간제 근로자에게 점심을 준비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무원들은 각자 10만 원씩을 걷어 A 시에 전달했다. A 씨는 출근 전 식재료 등을 구입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근무지까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근 전까지 식재료 구입 등 업무를 도맡은 것이다.
A 씨는 식사 준비뿐만 아니라 설거지 등 뒤처리도 도맡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갑질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업무를 지시한 청주시 문화재 팀은 “자체 조사 결과 A 씨는 그동안 거부 의사가 전혀 없었고 합의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어 당황스럽다”라며 “공무원들의 식사 준비를 한 시간은 1시간 정도로 오랜 시간을 할애하여 근무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소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YTN 등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허리와 다리 수술 등으로 점심 식사 준비와 같은 업무 외 노동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무원들은 이런 A 씨의 불편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이 보도된 이후 문의문화재단지는 A 씨의 점심 식사 준비 등 업무 외 노동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한 관계자는 “해당 의혹이 진위를 떠나 기간제 근로자에 점심 식사 준비를 지시한 점은 큰 죄다”라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지난 13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B 씨의 글이 화제가 됐다. 해당 글에서 B 씨는 대구 중구청 직원의 갑질을 폭로했다.
B 씨 글에 따르면 해당 공무원들은 바닥에 맥주를 일부러 쏟은 뒤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라며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라고 했다.
해당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커지자, 대구 중구청은 18일 구청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중구청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중구청 직원 맥주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 해당 업체 사장님을 비롯해 주민 여러분, 그리고 이번 사건을 접하신 많은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분의 우려 해소를 위해 이유를 막론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는 6월 3일~7월 31일까지 공직자 갑질 행위에 대한 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라며 “이번 신고 기간을 통해 더욱 청렴한 공직 사회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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