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에 몰려 있어
경매 물량 70% 증가
정부·지자체 대책 마련
부동산 호황기에 인기 투자처로 ‘아파트 대체 수단’으로 평가받아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애물단지 신세가 되었다. 지식산업센터란 동일 건축물에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 등의 사업장과 이에 대한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다층형(3층 이상) 집합건축물을 뜻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에 정보통신산업을 비롯한 첨단사업의 입주가 증가하는 현실 등을 반영하여 기존 아파트형 공장에서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이곳에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은 앞서 말한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을 비롯해 벤처기업 운영을 위한 시설과 그밖에 입주 업체의 생산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로 금융, 보험업, 기숙사, 근린생활시설 등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상당히 많은 건물이 세워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지식산업센터는 지난 2021년 1,282곳 수준이었지만 지난해(2023년) 상반기 기준 1,480곳으로 양 200곳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지식산업센터 중 80%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676곳이 있었으며 서울은 387곳이었다. 인천 또한 82곳으로 상당한 수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들 지식산업센터는 절반 가까이 공실이거나 입주를 앞둔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마이너스 피가 다량 나왔다. 이는 실제 분양권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실질적으로 계약금을 포기하는 수준이다.
더하여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총 688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년도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 수인 403건 대비 70%가 증가한 것이다.
쏟아지는 매물 대비 수요는 대폭 쪼그라들면서 경매 매물 가운데 단 28.9%의 곳이 새로 손바뀜됐다. 이는 지난 2022년도 낙찰률인 45.2% 대비 16.3% 낮아진 것으로 1년 만에 인기 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식산업센터 공급 과잉과 부동산 침체가 맞물리면서 공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에 해당하지 않았던 통신판매업을 비롯해 전문건설업 등을 ‘제조업 부대시설’로 간주하여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도록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산업집적법)을 개정을 약속했다.
더하여 공급 과잉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새 지식산업센터 설립을 승인할 때 공급 현황을 비롯해 입주 수요 등 시장 상황을 앞으로 적극 고려할 것을 방침으로 내놓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지식산업센터 건설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실의 원인으로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과잉 공급된 점과 경기침체 등의 여파를 예측하지 못한 점도 정책의 실패로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입주수요도 고려하지 않은 채 상당한 규모의 공급으로 투기수요만 양산하다 보니 대규모 공실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라며 “인허가 물량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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