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방, 1만1천여대의 소방자동차 확보
목적별로 다양한 소방자동차 존재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한 소방자동차도 있어
6만여 명 소방관의 발, 소방자동차
필자는 어쩌면 특이하다고 할 만한 군 복무를 했다. 바로 의무소방으로 군 생활을 보낸 것. 처음 듣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그 숫자와 소문이 극히 드문 것이 사실이다. 소방서 내 복무실에서 생활하며 소방공무원과 같은 일과를 보내고, 현장 출동과 사무를 보조했단 말을 하는 이가 주변에 있다면 신기하게 여길 법 하다.
이 처럼 군인이 필요할 정도로 당시 소방인력이 부족했지만 국가직 전환과 함께 확충이 이루어져 이젠 의무소방도 역사책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소방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속에서 6만여 명의 소방공무원의 발이 되주는 소방자동차도 여전히 바쁘다. 이에 소방자동차를 조명하는 글을 써보고자 하며, 이 속에 대중에게 생소할 법한 소방자동차도 담아본다.
우리가 소방의 정체성이다 – 펌프차, 물탱크차, 화학차
소방차를 떠올리면 대부분 물로 불을 끄거나 위급한 환자를 태우고 빠르게 지나가는 구급차를 떠올린다. 화재 진압이 소방의 대표격이고, 구급대는 수 많은 소방 출동 건수의 64%(소방청, 도표로 보는 2024 소방통계 참고)나 차지하니 당연한 일. 다만 그 외에도 수 많은 소방차가 국민 안전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다. 필자가 모든 소방자동차를 타보진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차량은 출동하며 전부 겪어보았다.
물을 싣고 쏘는 차 중에서도 가장 많이 봤을 법한 차량은 펌프차량으로, 싣는 물의 양에 따라 경형,소형,중형,대형으로 나뉜다. 펌프차는 이름처럼 물을 쏘기 위한 고출력의 펌프를 같이 탑재했다. 엔진 구동력을 펌프로 돌려 작동하는 방식으로 그 성능이 대단해 중형펌프차 기준(주로 2,800L의 물을 싣는다) 3~4분만에 실은 물을 모두 방수한다. 물을 뽑아내는 실력 또한 이와 비슷하다.
이 외에도 현장에서 ‘카프차(CAF)’ 라고 불린 1톤 트럭 기반 소형 펌프차도 있다. 골목, 시장길처럼 협소한 길을 다니는 용도이다. 요즘 펌프차는 필수 구급장비를 싣고 구급차의 공백을 맡는 펌뷸런스 업무도 수행한다. 펌프차의 형님격인 물탱크차도 있다. 필자가 군 생활시 탑승 했던 물탱크차는 만리터를 싣고 현장에서 급수를 지원하거나 직접 방수에 나섰다.(탑재된 펌프 성능은 펌프차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다)
레모나 색깔의 화학차도 존재한다. 물로 끌 수 없는 화재 유형이 있기에 이 차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화학차에 실린 포(foam, 소화약제)는 펌프차에도 실려있지만 그 용량과 섞는 능력에 큰 차이가 있다. 물탱크차와 약간 적은 정도의 물을 적재하고 포를 섞어 산소 차단에 용이한 거품을 방수한다. 화학차도 크기 별로 급을 나눈다.
First in, Last out, 구조대
-구조 공작차, 구조 버스, 생활안전차
의무소방 특성상 구조, 구급, 화재 관련 출동을 모두 나가기에 필자도 구조대 운용 차량을 탑승했다. 구조공작차는 구조 활동을 위해 유압 장비, 로프, 동력 절단기와 보조 공기통 등 수많은 장비를 적재하고 다닌다. 후면부에는 크레인이 탑재되어 있어 사고 발생 시 이동이 필요한 물건을 움직일 수 있다. 공작차의 경우 대형 트럭을 더블캡 형태로 만들어 5명 정도의 인원이 탑승한다. 펌프차나 공작차는 대부분 타타 대우나 현대 상용 트럭을 사용했다.
필자가 근무했던 소방서에는 구조 버스(현대 카운티 등 사용)가 따로 있진 않았다. 구조 공작차가 구조 업무 전반을 모두 맡았다. 다만 도심 지역 소방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차량으로, 더 많은 구조대원을 태우고 공작차 대비 간단한 장비를 싣는다. 상황실 판단 하에 장비가 더 필요할 경우 장비를 주로 실은 버스 혹은 공작차가 같이 출동한다.
함께 본 기사: “죄다 이거 사겠네” 현대차 신차, 1000km 끝판왕 나온다
이외에도 생활안전(고드름 제거, 벌집 제거 등의 간단한 구조업무)을 위한 차량도 있다. 주로 픽업트럭 혹은 SUV을 이용하며 벌집제거 복, 동물용 마취 총 등을 적재한다. 하지만 필자는 화재 진압대에서 펌프차로 벌집 제거를 나서곤 했다. 사실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소방 편제가 있어 모든 소방서가 동일한 차량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현장의 수호천사, 구급대
-구급차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구급대의 출동 건수는 압도적으로 많다. 필자도 구급대 출동 건수가 군 생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구급차는 거의 모든 차량이 스타렉스였다. 필자 전역 후 현대 쏠라티나 일부 도입되고 스타리아가 스타렉스의 자리를 차지했다.
구급차는 환자의 응급 처지를 위한 장비가 한 가득이다. 의료용 산소통, 심전도 기구, 제세동기 등 응급실에서나 볼법한 장비들이 들어차 있다. 스타렉스 기준으로, 환자와 탑승하는 공간이 그렇게 넉넉하지 못해 응급처치에 어려움을 겪곤 했다. 특히 심정지 환자의 가슴 압박을 교대 할 때 자리를 바꾸는게 힘들었다. 현행 스타리아의 경우 좀 더 넓은 거주성으로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 하니 다행이다.
이외에도 감염병 환자를 위한 음압구급차, 다인원 수송구급차등 특수 목적용 구급차도 존재한다. 다만 이 차량들이 관여할 사건들이 적어 그 모습을 보기가 쉽진 않다. 물론 볼 상황이 없는 것이 제일 좋다.
그 외에도 소방자동차는 많다
지금까진 필자가 출동하면서 직접 타본 차량을 위주로 설명을 했지만 그 외에도 여러 차량이 있다. 가령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다리차(굴절, 고가, 무인등)와 배연·조명차등 여러 차량이 존재한다.
생소할 수 있는 차량을 소개하자면, 영화 트랜스포머로 유명해진 로젠바우어 판터 무인파괴방수탑차를 우선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강인한 생김새를 가진 무인파괴방수탑차는 유압식 송곳을 목표물에 찔러넣고 그 속에서 방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파괴형 해머를 달아 역할을 대신하는 방식의 차량도 도입되고 있다. 물론 판터 차종이라고 해서 모두가 무인파괴방수탑차는 아니고, 방수 터렛이 없는 경우 고성능 화학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외에도 주로 스타렉스, 스타리아를 이용하는 현장 소방력 지휘를 위한 지휘차, 카운티 혹은 솔라티와 스타리아를 쓰는 드론 관제차와 인명구조견 차량,대규모 소방력 인솔을 위한 대형 버스인 긴급구조통제단 차량등 정말 많은 소방자동차가 있다.
현대 기술 문명화로 사건 사고의 유형도 나날이 복잡해져가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소방자동차의 모습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민 모두의 안전을 책임지는 차량인만큼, 종류를 가리지 말고 출동하는 모습을 보았을 땐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양보가 필요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