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세금이 부족하지
공공기관 대표, 업무 차량 논란
법 위반하며 고집하는 이유가?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를 하는 공무원은 청렴결백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단순히 공무원이라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고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느끼고 낭비하지 말자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 대다수가 될 수 있는 일반적인 공무원이 아닌 고위직 몇몇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특허정보원 등 많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제네시스 G80이나 기아 K9 등 가솔린 차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솔린 차량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텐데, 공공기관은 2021년부터 친환경 자동차 구매, 임차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친환경 차 구매해야 하지만
G80 등 내연기관차 고집
2021년 신설된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공공기관은 친환경 차 수요 창출과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 개선을 위해 모든 차량을 친환경 자동차로 구성해야 한다. 기존 50%, 70% 비율이 있었으나 상향된 것이다. 그런데도 제네시스 G80, 기아 K9 등 가솔린 차량을 장기 계약한 것이다. 기관장급이 사용하는 차만 이런 식으로 구성한 것도 아니다.
실무자 업무용 차량도 내연기관차로 구매, 임차했다. 2022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업무용 차량 1,122대를 내연기관 차량으로 구매했다. 대부분의 차량은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가 가능한 경차, 중소형 SUV 들이었다. 장철민 의원은 “온실가스 감축에 모범을 보여야 할 기관장들이 허영심 때문에 법까지 어기며 내연기관차를 계약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사랬다고 GV80을?
세금 1억은 돈도 아닌가
친환경 차량을 구매했더라도 논란에 휩싸인 곳도 존재한다. 작년 7월 대구 서구청과 북구의회에 따르면 서구청장과 북구의회 의장이 탈 의전차량을 제네시스 GV80으로 교체하기를 추진했었다. 각 산은 9천만 원대였다. 이에 논란이 일자 서구청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전기차 세단은 선택지가 GV80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굳이 고급 세단을 고집할 이유가 없으며, 세단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차도 많다며 이를 지적했다. 공공기관 측에서 자율적으로 저렴한 차량을 구매하면 상관없지만, 전기차를 구매해야 한다고 했지, 저렴한 전기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어 구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렇게 구매도 가능하잖아
규제를 해야 안 하는 현실
이와 별개로 올해 8월엔 광주광역시와 산하 공공기관들이 현대의 캐스퍼 일렉트릭을 공공기관 업무용 자동차로 우선 구매하기로 상생 협약을 맺었다. 광주광역시 측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고, 현대 자동차 측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초기 판매를 촉진해 안정적 생산 토대를 만들 수 있어서 서로에게 이득인 것이다.
공무원은 좋은 것을 사용하면 안 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문제다. 연예인이 공인이 아니라 공무원이 공인이다. 받은 지시를 처리하는 일반 공무원이 아니라 직접 지시를 내리는 고위 공무원이면 더더욱 공인이다. 좋은 제품을 사용해서 얻은 만족감과 효율로 시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본인들의 위치를 한 번 더 고려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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