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잉생산과 전기차 업체의 난립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치열한 내수 경쟁으로 인해 소규모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규모 할인 판매로 재고를 소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센티브 확대와 금융 가용성 개선을 통해 내수 시장을 지원하고 있지만, 2024년 중국 내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는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중국자동차제조자협회(CAAM)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산 신에너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126만 2,000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성장의 대부분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가 주도했으며, BEV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PHEV는 같은 기간 85% 증가한 451만 9,000대를 기록하며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고, BEV는 15% 증가한 673만 8,000대에 그쳤다. PHEV는 판매대수와 성장률 모두에서 BEV를 압도하고 있다.
BYD의 경우, 11개월 동안 BEV 판매는 13% 증가한 155만 7,000대, PHEV는 69% 급증한 218만 3,700대를 기록했다. 리 오토는 전 세계 판매량이 36% 증가한 44만 2,000대를 달성했으며, 세레스는 화웨이와 공동으로 개발한 아이토 브랜드를 포함해 약 4배 증가한 39만 대를 판매했다. 리프모터는 24만 9,000대로 거의 두 배 증가했으며, 지리자동차그룹의 지커는 85% 증가한 19만 4,000대를 기록했다.
반면, 네타 브랜드는 판매량이 약 9만 대에 그쳤으며, WM 모터스, 하이파이(HiPhi), 바이톤(Byton), 휴먼 호라이즌스 등 여러 BEV 스타트업이 이미 파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BEV 스타트업들이 도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EVpost는 중국 내 BEV 제조업체 수가 약 2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 데이터 역시 정확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 2000년 이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데이터가 정확히 발표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BYD는 공급업체들에게 연초에 이어 가을에도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중국 전기차 산업은 난립한 업체들의 정리가 점차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업계의 재편과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며, 향후 시장의 주도권이 몇몇 주요 업체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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