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100달러/kWh 이하로 하락했다. 블룸버그NEF는 2024년 배터리 팩 가격이 평균 97달러/kWh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케이블, 전자 부품, 하우징을 포함한 전체 팩의 가격을 반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생산성과 기술의 향상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하면서, 중국 공장의 낮은 원자재 가격과 과잉 생산 능력도 이번 가격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값싼 리튬 인산철(LFP) 변형의 확산이 평균 가격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NEF와 시장 전문가들은 2025년 이후에도 배터리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지역별 차이가 존재한다. 유럽에서는 배터리 팩 가격이 중국보다 약 50% 높으며, 여전히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도 이러한 가격 하락은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배터리 용량별 가격 차이도 눈에 띈다. 소형차의 일반적인 배터리 용량은 40kWh에서 80kWh 사이이며, 100kWh 이상의 배터리는 고가의 대형 모델에 사용된다. 따라서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차량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배터리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에는 평균 139달러, 2024년에는 115달러를 기록했으며, 2026년에는 100달러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하락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추세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격차를 좁히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터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망 문제가 새롭게 대두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