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베트남 기획투자부가 삼성전자와 SK그룹에 러브콜을 보냈다. 반도체, 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등 디지털과 에너지 분야 투자를 요청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22일 베트남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응우옌 찌 중(Nguyễn Chí Dũng)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방한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 E&S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확인하고 경영진과 회동했다.
우선 경기 수원에 위치한 삼성디지털시티를 찾아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둘러 보며 삼성전자의 미래 기술을 확인했다. 삼성전자 임원진과 만나 현지 대규모 투자에 감사를 표하고 지속적인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또 자국 기업 경쟁력 육성을 위해 삼성전자의 협력을 요청했다.
찌 중 장관은 최저한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저한세 관련 정책을 발표하기 전 삼성전자로부터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듣고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 기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만큼 산업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행보다.
최저한세는 소득 발생 관할 지역을 막론하고 다국적 기업에 15%의 최소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특정 국가에서 최저한세보다 낮은 세율이 매겨지면 해당 국가에 자회사를 둔 모회사가 차액을 징수해야 한다. 기업들은 낮은 실효세율 등 각종 조세 혜택에 따른 이득을 보기 어려워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은 내년부터 최저한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찌 중 장관은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도 방문했다.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와 만나 베트남에 반도체 기술 연구센터(R&D)를 짓고 현지 전문 인력 양성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실무 대표단을 파견,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것을 제안했다.
SK그룹과는 반도체를 넘어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까지 도모한다. 찌 중 장관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위치한 SK E&S의 액화수소 공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수소 산업 현황을 살폈다. SK E&S는 최근 베트남 재생에너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올해 초 현지 기업 ‘GEC’와 합작법인 솔윈드에너지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7월 호치민에 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대표사무소도 오픈했다. 베트남에서 태양광, 육상풍력발전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찌 중 장관은 “기획투자부는 항상 한국 기업과 동반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문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베트남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고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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