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신공장을 연말부터 가동한다. 인허가와 도로 건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동 지연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파운드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
4일 미국 매체 ‘폭스7 오스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테일러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대량 양산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업계에서는 테일러 공장 가동이 1년 연기된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초 올해로 예정된 대량 양산 시기가 2025년으로 늦춰진다는 관측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지연과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허가가 늦어지는 것도 지연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업계의 우려를 의식하듯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 당국은 현지 매체를 통해 삼성을 ‘약속을 이행하는 놀라운 파트너’라고 칭찬하며 건설이 순항하고 있다고 한 입 모아 강조했다. 인허가에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윌리엄슨 카운티는 테일러 공장 인근 인프라 건설 현황을 업데이트했다. 지난 3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장 인근 삼성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공사가 끝났다고 알렸다. 건설 중인 도로 상황과 삼성 공장에서 고속도로 130과 79로 이어지는 도로 작업도 공유했다.
공장 인근에 매트리스 매장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드레이어는 “대형 트럭과 자갈 운반차 등이 많이 다닌다”며 “도로 건설에 관해서는 그들이 제대로 하는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른 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건너 와 삼성 공장에서 배관공, 타일공 등으로 일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에 이어 삼성의 두 번째 미국 팹이다. 삼성은 2011년 11월 투자를 확정했다. 역대 미국 투자액 중 최대인 170억 달러(약 22조원)을 투입한다.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해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고성능컴퓨팅(HPC) 등에 들어가는 칩을 생산한다.
신공장의 빠른 안정화는 향후 TSMC와의 경쟁에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TSMC는 50조원 이상 투입된 애리조나 공장 가동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가동이 미뤄지면서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의 칩 조달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TSMC가 늦어지는 틈을 타 삼성은 공장을 최적화하고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삼성은 앞서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그로크의 차세대 칩을 수주했다. 캐나다 텐스토렌트의 AI 칩도 테일러 공장에서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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