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이 선박 국적과 무관하게 홍해를 지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물류 악영향을 야기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와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해운업체인 CMA CGM, 독일의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들은 후티 반군의 홍해 항로 위협으로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로인해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을 빚고 있다.
주요 선사들이 취급하는 화물량은 전세계 화물량의 62%에 달한다. 이들이 항로를 변경함으로써 홍해를 지나는 물동량은 40% 감소했다. 지난달 21일 기준 홍해를 우회한 선박은 총 158척, 물동량은 210만 톤이다. 총화물 가치는 1050억 달러(약 136조 1850억원)에 달한다.
홍해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거쳐 바브 알만데브(Bab al-Mandeb) 해협을 지나 인도양으로 향하는 항로로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가는 가장 빠른 노선이다. 연간 약 1만7000척의 선박과 전 세계 물동량의 12%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에 홍해 항로는 중동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수입되는 중요한 경로이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지 않고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가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는데 이 경우 수에즈 운하 보다 약 7000km 길어지며 운송일도 열흘이나 늘어난다. 운송 기간이 길어지면서 추가적인 연료비가 운송비에 더해진다.
홍해 항로 봉쇄는 물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덴마크의 해운컨설팅 기업인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의 라르스 옌손(Lars Jenson) 최고경영자(CEO)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던 물동량이 갑자기 아프리카 지역의 항구로 몰리게 되면 병목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전체적인 해운 물류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 항로를 우회하자 미국과 이집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바레인 등의 해군으로 구성된 국제해군을 구성해 홍해 내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미국의 국제해군 구성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이 전 세계를 동원해도 해상 작전을 막을 수 없으며 어떤 적대 행위에도 대응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미국의 국제해군 작전이 발표된 이후에도 홍해를 항해 중인 MSC 산하 선박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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