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 라스베이거스(미국)=오소영 기자] 20~500m의 고도에서 시속 200㎞의 순항 속도로 하늘을 난다. 도심 내 약 60㎞ 내외의 거리를 오가며 승객에게 안락함을 전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최초로 실물 모형을 공개한 ‘S-A2’의 이야기다.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Rotor)가 장착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든 승객 탑승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이 기체에는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이 적용된다. 틸트 로터는 수직 이착륙 시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틸트된다. 순항 시에는 전방을 향해 부드럽게 전환한다. 슈퍼널이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알려졌다. 수직 비행을 위해 별도의 로터를 필요로 하지 않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S-A2는 기체 작동시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된다. 기체는 전기 분산 추진 방식을 활용해 운항 시 소음을 45~65 데시벨(dB)로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이는 식기 세척기의 작동 소음에 불과한 수준이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로터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어기, 전력 분배 시스템, 비행 제어 컴퓨터 등 모든 주요 장치에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다중화 설계가 적용된다. 슈퍼널은 2028년까지 상용 항공업계와 동등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기체를 출시한다는 포부다.
이날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최고경영자(CEO)는 슈퍼널의 비전을 공유하며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거듭 밝혔다. 그는 “첨단 항공 모빌티리 생태계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체 개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공 산업 전체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은 2028년 AAM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전 세계 기업·정부 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퍼널은 AAM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캘리포니아의 슈퍼널 R&D 부문과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현대모비스와 협업을 추진한다. 그룹사 로보틱스 기술과도 시너지를 도모한다. AAM 기체 이륙 전 안전 점검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활용한다. 스팟은 현재 기아 오토랜드 광명, HMGICS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주요 생산 시설과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품질 검사 및 안전 환경 모니터링에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슈퍼널은 체계 종합과 공급망 관리, 비행 소프트웨어 설계, 기상 예측, 법규 인증과 같은 항공 모빌리티 유관 산업과의 연대에도 적극 나선다. 전 세계 항공 산업의 탑티어 파트너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용화 기반을 닦는다. 무인 항공 교통관리와 위성 통신, 레이더 플랫폼, 마이크로 기상 데이터 수집·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과도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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