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 라스베이거스(미국)=오소영 기자] 삼성전기가 ‘미래(Mi-Rae)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장(Mobility industry)과 로봇(Robot), 인공지능(AI)·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신사업의 핵심으로 잡았다. 이 기술을 실현할 부품·소재 공급해 성장을 꾀한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자 산업은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나 AI를 접목한 휴머노이드가 일상 생활과 산업에 적용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소재가 기반이 돼야 가능하다”며 “이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사업도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글라스 기판 시제품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2025년 시제품 생산,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라스 기판은 서버 CPU용, AI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에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2025년 고성능 컴퓨팅 패키지기판에 양산 적용하고 서버·네트워크, 자동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캐패시터다. 크기가 마이크로 단위로 매우 작아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슬림하게 설계할 수 있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높은 저장 용량과 고온, 고압 등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는 2025년부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렌즈를 탑재한 카메라는 소형화·경량화에 유리하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수와 서라운드 뷰, 센싱 등 기능이 많아지며 수요가 늘고 있으나 개발이 어렵다. 플라스틱 렌즈 수를 늘릴수록 열, 충격에 의한 신뢰성과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렌즈 설계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렌즈로 전장 카메라 시장을 공략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꿈의 배터리’로 꼽히는 소형 전고체 전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는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2026년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친환경 그린수소의 핵심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개발 단계인 SOC는 700℃ 이상의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2025년 시제품 개발, 2027년 양산될 전망이다.
장 사장은 “MLCC 사업에서 확보한 세라믹 재료 기술과 적층·소성 등 공정 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 핵심 기술인 SOEC 셀(Cell)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라며 “SOEC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전류밀도를 상용품 시장 기준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삼성전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대응하기 위한 광학 설계, 정밀 가공, 구동 제어 신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AI 처리를 위한 패키지 기판, MLCC와 센싱을 위한 카메라 모듈, 전원 공급과 구동 기술을 적용한 액츄에이터 등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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