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알제리 내부 정치 상황으로 멈춰선 기아 현지 반조립(CKD) 공장이 올해 1분기 중 가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기아는 생산 재개 이후, 이곳 공장을 아프리카 공략 교두보로 삼고 아프리카·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알제리 산업부에 따르면 기아는 이르면 3월 알제리 공장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는 알리 아운(Ali Aoun) 알제리 산업부 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아 공장이 위치한 바트나 지역을 방문해 직접 발표한 내용이다. 알리 아운 장관은 “지난 5년 동안 폐쇄된 기아 공장이 올해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이곳 공장 생산 재개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별도 위원회를 조직해 5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설비를 검사한 뒤 법무부와 재무부와 함께 생산 재개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 알제리 공장은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35km 떨어진 바트나에 위치했다. 최초 기아 알제리 유통업체와 현지 업체인 ‘글로벌’의 자회사가 설립했으며, 연간 5만대 생산 규모로 피칸토(국내명 모닝), 리오, 스포티지 등을 생산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알제리 국민의 퇴진 시위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사임한 뒤 새로 들어선 정권이 과거사 청산을 위해 정치인와 사업가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잠정 폐쇄가 결정됐다. 당시 글로벌 측에 공장에 허가를 내준 와디슈바 시장 등 정치권에 대한 조사에서 글로벌그룹 하산 아르바위 회장이 징역 6년형을 선고 받았다.
업계는 이르면 3월 공장 가동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딜러사가 기아를 비롯해 토요타와 닛산 등 아시아 주요 브랜드가 현지 판매 관련 임시 승인을 획득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알제리 공장 생산 승인 요청은 지난 2020년부터 지속해서 이뤄졌다”며 “가동 중단 당시 CKD 생산 방식 위주의 알제리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승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공장 가동 재개 움직임은 현지 정치 상황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아프리카·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오는 2023년까지 CKD(Complete knock down·반조립생산) 사업을 3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신흥시장의 내연기관 차량 판매 물량을 2025년 105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이다. 알제리 공장의 경우 이미 지난 2021년 알제리 파트너사인 글로비즈와 CKD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술을 현지 공장에 모두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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