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가 베트남 하남성 당서기와 만났다. 현지 공장 만성적자에도 불구하고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며 당국과의 호혜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베트남 하남성은 24일(현지시간) 레 티 투이 하남성 당서기 겸 인민의회 의장이 이 대표를 접견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서울반도체의 발광다이오드(LED) 공장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하남성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반도체의 하남성 투자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남성 지도자들과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지방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지원해주고 어려움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투이 당서기는 기업 친화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업의 생산·사업 추진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하남성은 기업의 의견과 건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문제를 즉시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LED 공장 증설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집행 방안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케파(생산능력)를 늘리고 생산 효율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생산시설 인근에 대규모 부지도 선제적으로 확보해둔 만큼 4공장 건설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하남성 공장이 오랜 적자 구조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신규 투자 의지를 드러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반도체 베트남법인은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였다. 2023년 4분기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서울반도체 베트남법인은 작년 3분기 매출 약 3010억원, 순손실 약 1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약 2567억원과 순수익 약 320억원을 달성했던 2021년 3분기보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적자 전환됐다. 전년 동기(매출 약 2433억원, 순손실 약 187억원)와 비교해서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서울반도체는 하남성에 LED 조립·생산을 위한 1·2·3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초기 자본금 3억5000만 달러를 쏟아 2017년 2월 1공장을 준공한 뒤 지금까지 5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2300명 이상을 고용해 현지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서울반도체는 투자금 기준 하남성 최대 FDI(외국인직접투자) 투자자로 꼽힌다.
베트남 공장은 한국 안산공장과 더불어 서울반도체의 주요 생산 거점이다. 안산공장에선 부가가치가 높은 고사양 제품을, 하남성 공장에선 저가 상품을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반도체 LED 전체 케파의 약 절반을 하남성 기지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