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미국 공장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직원 생체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트랜시스가 패소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배상금을 물게될 수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미국 일리노이주 북부지방법원(US District Court for the Northern District of Illinois)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조지아 시팅 시스템 LLC(Hyundai Transys Georgia Seating System LLC) 일리노이 공장 소속 직원 △마이런 딜워스(Myron Dilworth) △애슐리 모리스(Ashley Morris) △타미 맥밀리언(Tammy McMillion) △커티스 도슨(Curtis Dawson) △데이비트 헨더슨(Daviet Henderson) △케이오샤 워싱턴(Keiosha Washington) 총 6명은 지난 26일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 생체 정보 보호 소송(Workers’ Biometric Privacy Suit)을 제기했다. 사건 번호는 ‘1:2024cv00718’로 배정됐다.
이들 직원은 현대트랜시스가 ‘핑거프린트 타임키핑 시스템'(fingerprint timekeeping system)을 통해 직원들의 동의 없이 생체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지문 스캔에 대한 요구는 있었지만, 생체 정보를 수집·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백한 일리노이주 개인 생체정보 보호법(Biometric Information Privacy Act, BIPA) 위반이라는 것이다.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생체정보보호법을 시행 중인 곳은 일리노이주와 텍사스주, 워싱턴주 3곳이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사용자 동의 없이 얼굴·음성·지문·홍채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 이를 어기고 유죄가 확정될 경우 기업은 건당 최대 2만 5000달러(한화 약 36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특히 일리노이주는 생체정보보호법 시행주들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일리노이에서 생체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기업은 대표적으로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 틱톡, 스냅챗 등이 있다. 구글은 1억 달러(약 1400억 원), 틱톡은 9200만 달러(약 1325억 원), 스냅챗은 3500만 달러(약 504억 원), 페이스북은 가장 많은 6억 5000만 달러(약 9363억 원)를 배상한 바 있다.
업계는 현대트랜시스가 승소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리노이주는 알려진 것보다 더 생체정보보호법에 민감하다”며 “기존 IT 공룡 기업들도 갖은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국 줄패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2019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하며 공식 출범한 현대차그룹 핵심 부품 계열사다. 미국에서는 조지아, 일리노이, 앨라배마, 멕시코 몬테레이 등에서 파워트레인과 시트를 연구·개발·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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