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한국과 일본, 대만 공장을 일부 셧다운한다. 전방 산업이 부진한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맞물려 최후의 수단인 ‘감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스미모토화학은 올해 편광판 생산능력 조정에 나섰다. 이에 한국 평택 공장과 대만 타이난 공장 내 편광판 생산라인 1개 가동을 중단하고, 일본 공장 중 한 곳의 일부 라인도 생산을 멈춘다.
구체적인 가동 중단 일정은 밝히지 않았으나 올 봄부터 가을까지 생산량을 조정한다. 평택 공장의 경우 편광판 외 LCD 패널 소재인 컬러필터 생산라인도 올 3월 말부터 부분 폐쇄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량을 점차 축소한 데 따른 결정이다.
스미모토화학은 생산시설 운영비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감산에 착수했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와 중국 기업들의 증산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이 부진에 빠지며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실제 스미토모화학은 작년 연간 950억엔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100억엔의 흑자를 낼 것으로 관측됐으나 적자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첫 연간 적자다.
이와타 게이이치 사장은 최근 업계 상황을 놓고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미토모화학은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오는 2025년 3월까지 전 세계에 위치한 사업장 중 30여 곳을 매각하거나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다. 경영실적 악화로 올 3월까지 상여금 지급도 중단했다. 고위 경영진도 월급 기본금의 1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편광판은 디스플레이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빛의 방향을 조절, 화면을 맑고 뚜렷하게 해줘 화질 향상을 위한 주요 소재로 쓰인다. 디스플레이 패널 원가의 약 10%를 차지한다.
중국 TV 패널 진영의 급성장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편광판 제조사의 등장으로 시장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편광판 산업에서 중국 샨샨이 점유율 28.9%로 1위를 차지했다. 샨샨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생산량 확대와 함께 가격 인하 공세를 펼치고 있다. 스미토모화학(18.2%)과 삼성SDI(11.4%)가 각각 2,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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