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이 중국에서 1월에만 500건이 훌쩍 넘는 특허권을 손에 넣었다. 반도체 관련 특허가 대다수지만 로봇과 디스플레이, 헬스케어까지 분야가 다양하다. 현지 특허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일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SIPO)에 따르면 SIPO는 지난달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2016~2023년 출원한 특허 총 560건을 승인했다. 삼성 관계사 전체를 합쳐 일 평균 스무건 남짓한 특허권을 확보한 셈이다.
가장 많은 특허권을 인정받은 관계사는 삼성전자다. 지난 한 달간 당국이 승인한 삼성전자 특허는 354건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166건) △삼성전기(25건) △삼성SDI(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관계사인 삼성메디슨과 삼성SDS의 자회사인 시큐아이(SECUI)도 각각 1건의 특허를 신청했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분야별 특허 중 반도체가 다수를 이뤘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부터 패키징은 물론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관련 기술도 포함됐다. 이밖에 인공지능(AI), 5G·6G 통신, 홀로그램, 로봇, 오디오 기기, 헬스케어까지 신사업의 기반이 될 다양한 분야의 특허를 확보했다.
여러 특허 중 ‘이동형 로봇장치(특허번호 CN117480035A)’와 ‘이동형 로봇 및 그 제어 방법(특허번호 CN117355396A)’ 등 로봇 관련 기술이 눈길을 끈다. 두 기술 모두 음식물 등을 운반하는 데 쓰이는 주행 로봇의 안전 장치와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 프로세서 구동 방법 등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악성코드 등으로부터 저장 장치를 보호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랜섬웨어 및 멜웨어 보호를 위한 저장시스템과 장치 및 그 방법(특허번호 CN117473495A)’라는 제목의 특허다. 이 특허 기술은 머신러닝 기반 랜섬웨어 탐지 알고리즘을 통해 시스템인패키지(SiP) 모듈 내 랜섬웨어 등을 감지하고 이를 호스트 장치에 알림을 제공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물론 디스플레이 주요 소재에 대한 기술과 장치에 대한 특허를 대거 확보했다. 삼성SDI는 리튬이온배터리 제조 공정과 분리막 등 핵심 소재는 물론 반도체 소재 기술을 인정받았다. 삼성전기는 MLCC, 광학식 손떨림 보정 카메라 모듈 등 대표 제품에 대한 기술 보호를 위해 특허를 대거 출원, 특허권을 얻었다.
SIPO는 이달 9일에 걸쳐 삼성 관계사의 특허에 대한 허가를 잇따라 내줬다. 연말에도 여러 건의 특허 신청을 일제히 승인한 바 있다. <본보 2024년 1월 15일 참고 [단독] 삼성, 중국서 반도체부터 XR·6G까지 100건 이상 '무더기' 특허 승인>
삼성은 이번 특허 승인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 보호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확보한 특허권에 주요 관계사의 핵심 사업에 쓰일 기술이 대거 포함된 만큼 향후 발생 가능한 특허 침해 소송 등에서 삼성 측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에 대한 견제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앞장설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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