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확장현실(XR)·증강현실(AR) 기업 ‘디지렌즈(DigiLens Inc.)’가 오는 4월 한국을 찾는다. 파트너사를 초청해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이고 한국 시장을 겨냥한 비전을 공유한다.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한국에서 사업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이언 헤밀턴(Brian Hamilton) 디지렌즈 판매·마케팅 담당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와 올해 4월 개최를 목표로 서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 AR 기술을 구현하고 새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많은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을 한 곳에 초대해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AR 분야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비전이 있는 시장인 한국을 공략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디지렌즈는 이번 행사에서 AR·XR 스마트글래스 ‘아르고(ARGO)’를 소개할 예정이다. 아르고는 작년 초 출시된 제품이다. 디지렌즈가 독자 개발한 ‘도파관(웨이브가이드)’ 기술이 적용됐다. 도파관은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나온 빛의 회절과 반사를 활용해 사용자가 보는 글래스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이다.
또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탑재한다. 4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해 사실적인 이미지를 제공하고, 다중 마이크 장치로 주변 환경이 시끄러워도 사용자의 음성을 정확히 잡아낸다.
헤밀턴 담당은 “현재 15개 이상의 업종에서 수백 가지의 사용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르고에 대한 높은 호응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부터 AR·XR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한국이다.
디지렌즈는 이미 삼성과 AR·XR 기기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 투자를 유치했다. 삼성은 2019년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1억 달러(약 1300억원) 이상의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 2021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미국 UDC벤처스 등이 5000만 달러(약 670억원)를 투자했다. 헤밀턴 담당은 “삼성을 투자자이자 파트너로 모시게 돼 기쁘다”며 “삼성은 이 분야(AR 스마트 글래스)의 선두 주자이며 제조 가능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삼성뿐만 아니라 어떤 기업이든 추가 투자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자신했다.
디지렌즈는 KEA와도 밀접히 협력하고 있다. 헤밀턴 담당은 “작년 초 서울에 있는 KEA XR실증센터를 방문했고, 이후 KEA에서 아르고를 구입했다”며 “많은 한국 기업들에 아르고를 체험하고 디지렌즈와 파트너십을 구축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XR실증센터는 KEA와 서울산업진흥원(SBA),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가 2020년부터 운영한 시설이다. XR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유망 제품의 출시를 촉진하고자 설립됐다.
디지렌즈는 잠재 파트너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디지렌즈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지 않은 2021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매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 참가했다. 올해도 비공개 부스를 꾸려 여러 고객사와 만났다. 헤밀턴 담당은 “신제품 출시는 없었으나 아르고를 시연하고 핵심 도파관 생산 기술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르고는 B2B(기업간거래)용으로 주로 쓰이지만 디지렌즈는 B2C(기업·소비자간거래)도 넘보고 있다. 헤밀턴 담당은 “B2B든 B2C든 우리의 획기적인 기술을 다양한 시장에 제공할 새 방법을 항상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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