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파트너사인 러시아 얀덱스(Yandex)가 차세대 자율주행차량 기술 개발을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현대모비스와 자율주행 레벨4(고도 자동화)와 레벨5(완전 자동화) 공동 개발에 나선 상황에서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lectronic Control Unit, ECU) 개발 경험을 보유한 현지 엔지니어 물색에 나서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얀덱스는 글로벌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링크드인’을 통해 중국 쑤저우에서 자율주행차를 운영할 엔지니어를 물색하고 있다. 우선 채용 조건으로는 ECU 개발 경험을 내걸었다.
ECU는 자동차의 엔진과 자동변속기, ABS 등의 상태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제어 장치를 말한다. 자율주행차에는 자율주행 장치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이 탑재돼 있는데, 이 경우 ECU는 카메라와 라이더 등 차량 센서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별도 모듈에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채용은 5세대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절차이다. 얀덱스는 현재 다양한 자동차에 적합한 범용 자율주행 시스템과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일 모델로 개발된 4세대 자율주행차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다.
앞서 얀덱스는 지난 2020년 현대차 쏘나타 기반 4세대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이는 현대모비스와의 협업 결과물로 당시 ECU는 현대모비스가, 라이다 등 센서 구성은 얀덱스가 맡은 바 있다.
특히 콘티넨탈과 인텔, 엔비디아, 히타치 등 주요 글로벌 ECU 제조업체들이 있음에도 얀덱스가 ECU 개발 파트너를 중국에서 찾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서방제재로 인해 직접적인 협력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NPP ITELMA도 ECU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5세대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서방제재로) 이전 공급망을 통해 부품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에 눈을 돌리는 러시아 회사들이 늘고 있다”며 “얀덱스가 엔지니어를 찾아나선 중국 지역에는 히타치 아스테모(Hitachi Astemo) 공장이 자리하고 있지만, 같은 이유로 협업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얀덱스는 이번 중국과의 협업이 향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맥킨지와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자율주행차 최대 시장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로보택시 부문 가치가 17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얀덱스와 현대모비스와의 앞으로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19년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율주행차 선진화를 위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4세대 자율주행 택시 공동 개발에 이어 2022년에는 SAE International(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 기준 자율주행 레벨4·5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2026년 이내에 얀덱스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얀덱스 택시(Yandex.taxi) 등 자율주행 관련 서비스에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얀덱스와는 2019~2020년 자율주행 기술 협업 과제를 진행한 바 있고 과제 종료 이후 추가적인 신규 협업은 없는 상태”라며 “얀덱스는 과거에도 현대모비스와만 협업한 건 아니며, 다양한 협력사 구도를 가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얀덱스는 러시아 인터넷 검색시장 60% 이상을 점유하는 최대 포털 사업자다. 자국 내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큼 풍부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 연구 부서를 별도 운영하며 알고리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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