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국 패션 스타일이 한류 바람을 타고 싱가포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가방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국내 브랜드에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 가방 수입 상위 10개국 중 한국은 수입액 75만 달러로 7위를 차지했다. 10개국 중 8개 국가 수입 규모가 전년 대비 줄어든 반면 한국은 61.22% 증가하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싱가포르에서 떠오르고 있는 한국 가방 브랜드로는 △마르헨제이 △플리츠마마 △파인드카푸어 △돈키 △니히 △앨리스마샤 등이 거론된다. 이중 마르헨제이와 플리츠마마는 비건과 친환경 지향 브랜드다. 현지 고객들이 중요시 생각하는 소비 가치가 친환경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싱가포르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구름 모양을 본떠 디자인한 일명 ‘구름백’ 등 퀄팅백(원단 소재에 퀄팅(누빔) 공법을 적용한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 브랜드들은 칼린 등 한국 브랜드에 협업을 요청, 현지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 판매와 동시에 단시간 내 품절되는 등 관심이 높다.
구름백은 H&M그룹 산하 스웨덴 브랜드 ‘코스(COS)’의 제품이지만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가 2021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착용 사진을 올리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제니의 ‘애착템’으로 알려지며 입소문을 타더니 사실상 ‘K-가방’ 대표주자가 됐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유사한 디자인의 구름백을 앞다퉈 출시해 스테디 제품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 컸다.
한국산 가방 수입 규모가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일등공신으로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가 꼽힌다. 한국 연예인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착용, SNS를 통해 제품이 자연스레 노출돼 현지 소비자의 관심을 받는다. 구름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디자인 가방을 주기적으로 소개하거나 브랜드가 직접 SNS 채널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제공하고 현지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한 것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팝업스토어 오픈 △싱가포르 브랜드와의 협업 등 각 브랜드별 다양한 판매 전략도 톡톡한 효과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추세를 고려할 때 한국 가방을 포함한 패션은 싱가포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지 브랜드와의 협업과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한국 패션 스타일이 현지에 소개되면서 한국 브랜드는 싱가포르 내의 다양한 소비자 층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끌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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