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와 호빵으로 말레이시아 할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로 할랄 인증은 이슬람법을 기준으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 가공된 식품 및 공산품에 부여된다. 말레이시아를 교두보 삼아 성장 잠재력이 높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남아시아와 중동 할랄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14일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자킴)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3종(치킨·매운치킨·소불고기) △호빵(잡채·매운치킨)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13년 햇반과 조미김, 김치 등 30개 품목을 할랄 인증 받은 지 9년 만에 할랄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
수도 쿠알라룸푸르 내 CU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현지 주요 유통업체들과 납품을 협의해 상반기 내 입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할랄 시장의 전진 기지로 삼기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자킴 할랄 인증은 가장 엄격하고 받기 어려운 할랄 인증에 속하지만 그만큼 공신력도 높아서다. 말레이시아 할랄 시장 자체만으로도 시장성이 크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인구의 60%(약 2000만명) 이상인 데다 소득 증가에 따라 구매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킴 할랄 인증은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받기가 까다롭지만 그만큼 공신력도 높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말레이시아를 테스트베드 삼아 중동 지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K-푸드 불모지’로 여겨지는 무슬림 인구를 겨냥한 할랄시장 개척 등을 목표로 신영토 확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브랜드를 재정비해 전 세계에서 ‘K-푸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해외 매출로만 봤을 때 분위기는 좋다. 지난해 4분기 식품 부문의 해외 매출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국내를 앞섰다. 이 기간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1조3866억원, 국내 매출은 1조3800억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K-푸드 미개척시장까지 비비고의 영향력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를 전 세계 구석구석에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이나 스탠다드 리서치는 세계 할랄 푸드 시장 규모가 2024년 1조1700억달러(한화 약 164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식품시장의 1.6배, 미국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2025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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