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추진함에 따라 현금 보유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의 현금 보유량은 150억 달러(약 20조원)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이는 PIF가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 계획인 ‘비전 2030’에 따라 초대형 프로젝트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PIF는 운용자산 6000억 달러(약 800조원) 규모 세계 6위 국부펀드로, ‘비전 2030’ 개혁을 위한 핵심 재원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초대형 프로젝트로는 첨단 신도시 개발 사업인 네옴시티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에 서울의 43배 크기인 2만6500㎢ 규모로 건설되는 신도시 사업이다. 총투자액은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이른다. 또 총투자액이 디리야 유적지 신도시 개발 사업인 디리야 게이트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팀 갤런 아랍걸프국가연구소 연구원은 WSJ에 “모든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PIF가 오는 2030년까지 2700억 달러(약 360억원)를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를 위해 차입을 확대하는 등 재정적으로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적극적으로 차입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초 120억 달러(약 16조원) 규모로 국채를 발행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90억 달러(약 12조원)를 크게 웃돈 수치다. 이어 PIF도 50억 달러(약 6조6700억원) 규모로 채권을 발행했다.
이와 함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의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매각 규모는 100억 달러(약 13조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탈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0년 전 1.5%에서 올해 26%에 이를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은 2015년 7000억 달러(약 930조원)에서 현재 4000억 달러(약 530조원)로 감소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이는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을 줄이고 경제 구조를 다양화하며, 보건의료·교육·인프라·레크리에이션·관광을 증진하는 전략적 국가 진화 계획이다. 비석유 부문 수출을 2016년 16%에서 2030년 5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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