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유럽연합(EU)이 TV에 대한 카드뮴 제한 규정을 대폭 강화한다. 글로벌 TV 제조사에 부여됐던 면제 특권이 사라져 기업별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찌감치 비카드뮴 혹은 무카드뮴을 적용, 이렇다할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독일 오코연구소(Oeko Institute)와 카드뮴 함량을 제한하는 법률 2011/65 권고안 수정을 진행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칩과 디스플레이에 대한 예외 조항(예외 39) 기준치를 대폭 높인다.
EU는 2002년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을 발표했다. RoHS는 납, 카드뮴, 수은 등 총 10개 독성물질 함량을 품목별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2011년 법률 2011/65를 제정하고 LED칩과 디스플레이에는 평방미터당 카드뮴 10마이크로그램(μg·100분의1 그램)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뒀다. 2017년 평방미터당 0.2그램(g)으로 규정을 완화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예외 조항을 폐지하고 카드뮴 사용량을 100ppm(100만 분의1)으로 제한한다.
카드뮴 규정에 예외 조항을 둔 것은 디스플레이와 TV 제조사 등을 위해 사실상 카드뮴 사용을 허용한 것이었다. 카드뮴은 당시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현의 핵심 기술로 여겨졌던 퀀텀닷의 핵심 재료였기 때문이다. 카드뮴은 발암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비용으로도 퀀텀닷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활용해왔다.
EC는 지난 2022년부터 오코연구소와 카드뮴 함량 규정에 대한 권고안 등의 개정안을 논의해왔다. 카드뮴 물질에 대한 평가를 업데이트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권장 사항을 발표했다. 작년 말 권고안에 대한 공개 피드백도 거쳤다. 최종 투표 후 개정안이 통과되면 18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제정될 예정이다.
글로벌 TV 제조사와 디스플레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카드뮴 제한 규정을 처음 도입한지 20년이 넘었고 예외 조항 폐지도 다수 논의된 바 있는 만큼 기업들도 대비책을 마련해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일찍이 비카드뮴 혹은 무카드뮴(InP) 퀀텀닷을 개발, TV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비카드뮴 계열 소재를 자체 개발에 성공하고 이듬해 세계 최초로 카드뮴 없는(Cd-free)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반 SUHD TV를 출시했다. LG전자도 같은해 다우케미칼로부터 비카드뮴계 퀀텀닷 소재를 공급 받아 TV에 활용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로 LED TV 제조에 강화된 카드뮴 규정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으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만드는 마이크로 LED TV에는 카드뮴이 사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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