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 방문을 검토한다. 최근 방한한 카를로스 델 토로(Carlos Del Toro) 미군 해군성 장관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4일 미 해군성에 따르면 델 토로 장관은 방한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HD현대·한화 경영진과의 이번 만남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수주 안으로 국방부에서 정 부회장과 김 부회장을 초청해 논의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 25일 서울에 도착한 직후 두 부회장과 차례로 면담을 가졌다. 이어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했다. 정 부회장은 직접 안내를 진행, HD현대중공업의 함정 사업 현황과 기술력을 자랑했다.
같은 날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도 둘러봤다. 권혁웅 한화오션 부회장을 만나고 건조 중인 대한민국 최신예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II 등을 봤다.
델 토로 장관은 “미국 자회사 설립과 조선소 투자에 대해 조선 업계 리더들이 강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소회를 남겼다. 이어 “이들 회사(HD현대와 한화)가 전문 지식과 기술, 첨단 모범 사례를 미국 해안에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글로벌 조선 산업의 리더인 그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량과 혁신을 토대로 미국 조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델 토르 장관의 방문으로 HD현대와 한화오션의 조선 기술에 대한 미국의 높은 관심이 재확인되면서 양사의 현지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 부회장과 김 부회장이 이번 초청에 응해 직접 미국을 찾을지는 정해진 바 없으나 두 번째 만남까지 성사되면 한미 협력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해군 함정의 MRO 물량이 포화에 이르며 일부를 해외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 우방국인 한국과 일본이 유력 후보다.
HD현대중공업은 MRO 사업을 따내고자 지난해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했다. 올해 초 야드 실사를 완료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국내 함정 건조 업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호위함 2척에 대한 MRO를 수주했다. 필리핀 해군의 현대화를 지원하며 사업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화오션도 국내 업계 최초로 MRO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기술 이전, 근접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토탈 MRO 솔루션 제공을 위해 해외 기업과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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