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K-보툴리눔톡신이 글로벌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8년 뒤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앞다퉈 패권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8일 시장 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퓨처(Market Research Future·이하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32억달러(약 4조2400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오는 2032년 87억달러(약 11조5292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마켓 리서치는 △고령화로 인한 안티에이징 수요 증가 △1인당 소득 증가 △치료제 시장 확대 등에 따라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관전 포인트는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주도할 기업으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휴젤을 꼽았다는 점이다. 톱10에서 국내 기업만 3곳이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가 두텁다는 평가다. 이들은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미국을 집중 공략하며 패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의 행보가 K-보툴리눔톡신 3사 중 가장 눈길을 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리눔톡신 ‘주보'(국내명 나보타)를 승인받아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나보타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은 지난해 80%를 넘어섰다. 대웅제약은 치료제 시장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는 경부 근긴장이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 마비, 삽화성 편두통 등의 치료 적응증 임상을 진행 중이다.
휴젤은 대웅제약에 이어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 두 번째로 FDA 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에 대해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용량은 50유닛과 100유닛이다. 이번 FDA 승인은 세 번째 도전 끝에 얻은 성과다. 휴젤은 2021년 3월 처음으로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과 10월 FDA로부터 보완 요구서를 받았다. 휴젤은 공장 설비 등 FDA 지적사항을 개선해 지난해 8월 다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FDA 문턱을 넘는 데 성공했다.
메디톡스는 내년 미국 승인을 목표로 FDA 품목허가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비동물성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FDA가 지난달 심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올해 초 설립한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맞춤형 직판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과 함께 △앨러간 △멀츠 파마 △갈더마 △에볼루스 △입센 △US월드메즈 △레반스 테라퓨틱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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