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카자흐스탄이 전력 부족문제에 시달리는 키르기스스탄에 암호화폐 채굴용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잉여 전력만을 공급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타알라이벡 이브라예프(Taalaibek Ibraev) 키르기스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케민(Kemin)에 위치한 솔라코인(Solarcoin) 암호화폐 채굴 농장이 카자흐스탄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도 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 공급되는 전력은 잉여전력만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8월 25일 수자원 및 에너지 협정을 체결했으며 9월부터 올 4월까지 총 15억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키르기스스탄 전력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톡토굴 수력발전소(Toktogul Hydroelectric Station)가 필요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잉여 전력만을 수출 허가했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수출한 전력의 배분 문제는 키르기스스탄 내부에서 관할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암호화폐 채굴장의 전력 사용이 이슈가 된 것은 전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 뿐아니라 솔라코인 암호화폐 채굴장이 권력과 결탁해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이 솔라코인 암호화폐 채굴장이 수천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시멘트 공장, 광산 등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까지 나서는 문제가 됐다.
지난해 7월 26일(현지시간)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나서 “여름에는 잉여 전력이 많다”며 “겨울철에는 가동을 중단할 것이다. 그들은 많은 세금과 전기사용료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권력이 채굴장을 지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렇게 되자 7월 31일에는 타알라이벡 이브라예프 장관이 “해당 채굴장과의 전력 거래 계약이 종료됐다”며 “카자흐스탄에서 전력을 구매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처음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를 비판하는 일도 있었다.
솔라코인 암호화폐 채굴장은 카자흐스탄 외에도 러시아 전력회사 인터라오(Inter RAO)의 전기를 카자흐스탄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타알라이벡 이브라예프 장관이 해당 보도가 있기 며칠 전인 7월 20일 내각회의에서 전력부족을 이유로 3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대통령령 제정을 촉구할 정도로 전력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얘기해왔다는 점이다. 이중적 태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현지에서는 채굴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타알라이벡 이브라예프 장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채굴장은 경찰이 전략적 대상이라는 이유로 철통 감시하고 있으며 언론의 접근도 차단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는 솔라코인 설립자와 전현직 정치인들이 관련이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에너지 부문 전문가는 “솔라코인 프로젝트는 공익보다 민간의 이익을 우선시한 또 하나의 사례”라며 비판했다. 솔라코인 채굴장을 둔 키르기스스탄 내 논란이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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