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효성이 러시아에 수출한 금융자동화기기(ATM)에 당국이 개발한 지폐 인식 시스템이 장착됐다. 러시아 정부가 새로운 루블화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효성의 ATM이 신권 유통을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18일 러시아 지폐발행국(GOZNAK)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최근 지폐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지폐발행국의 소프트웨어(SW)가 탑재된 효성티앤에스(TNS)의 ATM을 인증했다. 현지 ATM 제조사 ‘사가 테크놀로지(SAGA Technologies)’의 ATM도 승인을 받았다.
지폐발행국이 독자 개발한 시스템은 루블화 신권을 인식할 수 있고 위조지폐를 감별하는 소프트웨어다. 러시아 전역에 설치된 ATM 60% 이상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폐 위조 사례를 줄이고 신권 교체작업에 속도를 내 러시아의 루블화 현대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앙은행 승인을 받은 효성TNS의 ATM에는 머니맥스(Monimax) 8600S 등이 포함된다. 효성TNS가 지난 2019년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 ‘스베르방크(Sberbank)’로부터 수주해 2022년 공급 완료한 ATM 총 5만4000대가 지폐발행국 시스템 업데이트 대상 기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TNS는 지난 2022년 루블화 신권을 취급하는 ATM을 선보이기도 했다. <본보 2022년 9월 20일 참고 효성, 러시아서 새 루블화 셀수 있는 ATM기 선봬>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루블화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다. △2017년 200·2000루블 △2022년 100루블 △2023년 1000·5000루블 신권을 각각 발표했다. 내구성과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신권 발행을 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구권과 통용되며 ATM 사용시 위조지폐 우려 등으로 신권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지에 설치된 ATM이 신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지폐발행국이 작년 말 위조지폐 감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ATM과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했다.
러시아 정부는 한국산과 중국산 ATM에 자국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미국 ATM 제조사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지 ATM의 절반 이상은 글로벌 1·2위 ATM 회사인 미국 ‘닉스도르프(Diebold Nixdorf)’와 ‘NCR’이 공급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러 제재가 발효되며 이들을 포함한 서방 ATM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제품 업데이트 등 전체 서비스를 중단했다.
실제 중국산 ATM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스베르방크는 구형 ATM을 중국 ATM으로 바꿀 계획이다. 올해 전체의 10~15%에 해당하는 ATM을 교체한다. 교체 수요는 약 2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본보 2023년 9월 18일 참고 '서방 제재 직격탄’ 러 최대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한·미·일 거르고 中 ATM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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