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스테파노 보나치니 에밀리아 로마냐 주지사가 대표단을 이끌고 삼성전자 본사를 찾았다. 슈퍼카 본거지로 명성을 알린 지역을 인공지능(AI)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국 기업에 구애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반도체까지 전 사업에 AI를 접목하고 있는 삼성과도 협력을 꾀한다.
28일 에밀리아 로마냐 주정부에 따르면 보나치니 주지사 일행은 지난 26일 경기 수원시 소재 삼성전자 본사를 찾았다. 삼성전자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기업 역사를 알 수 있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둘러봤다. 삼성의 기술력을 살피고 임직원들과 AI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탈리아는 2021년 7월 AI국가전략실무그룹을 꾸렸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개년 AI 전략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연구 생태계 강화와 스타트업 지원, AI 기술 시장 출시 촉진 등 24개 정책을 제시했다. AI 스타트업 투자 지원을 위해 1억5000만 유로(약 2200억원) 기금 설립도 추진하며 AI 산업을 키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럽 미식 여행지이자 슈퍼카 허브로도 꼽히는 에밀리아 로마냐가 있다. 에밀리아 로마냐는 글로벌 AI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4세대 슈퍼컴퓨터 ‘레오나르도’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IT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개발의 산지 ‘테크노폴’도 조성했다. 고급 인력과 인프라를 토대로 유럽 전 지역의 기후를 예측하는 유럽 중기 일기 예보 센터를 유치했다. 지중해 최초로 빅데이터 기반 기후변화 연구를 전담하는 UN 대학의 14번째 분교도 오픈을 앞뒀다. 올해 7월에는 G7 과학기술 장관회의가 에밀리아 로마냐의 주도 볼로냐에서 열린다.
보나치나 주지사는 AI 관련 연구가 활발한 만큼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를 확보하고자 주정부 차원의 현금 지원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기업과의 AI 협력을 꾀하며 삼성에도 문을 두드렸다. 삼성전자는 2018년 AI를 반도체, 전장, 5세대(5G) 이동통신과 함께 4대 미래 산업으로 선정했다. 그해 삼성리서치를 중심으로 5개국에 7개 AI센터를 세웠다. 유럽에서는 2018년 영국 런던에 AI센터, 프랑스 파리에 AI랩을 설립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AI 비서 ‘빅스비’ 성능을 강화하고 스마트폰과 가전, TV 등 전 제품에 이를 탑재했다. 올해부턴 전 가전에 빅스비를 활용한 생성형 AI를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2024년을 AI 시대의 원년으로 정의하며 AI 기반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외부 파트너십에도 적극적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초 방한한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과 만나 AI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셀레스티얼AI, 유동 신경망 개발 회사 리퀴드AI 등에 투자했다.
한편, 보나치니 주지사 일행은 현대자동차와 네이버도 방문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전기차 관련 기술, 네이버와 정보통신(IT), AI 분야 협업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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