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반도체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을 부인했다. 자체 생산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들여야 할 비용과 시간이 아깝다고 봤다.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머스크 CEO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맞춤형 칩 개발의 타당성을 묻는 천재 게임 개발자 존 카맥(John Carmack)의 질문에 “할 수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길 바란다(Tesla could do it, but I sure hope we don’t have to)”고 답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FSD) 칩을 자체 설계하고 생산만 외부에 맡겼다. 3세대 칩은 삼성의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했다. 4세대 칩은 삼성의 8나노 공정을 활용해 양산했으며 4나노 기반의 5나노 칩도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한다. 대만 TSMC와 저울질한 끝에 삼성을 최종 생산 파트너로 낙점했다.
머스크가 밝혔듯이 삼성과 협력하지 않고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칩을 생산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배터리를 내재화하려는 행보처럼 생산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테슬라는 2020년 4680 원통형 배터리(지름 46㎜, 높이 80㎜)를 선보였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을 비롯해 자체 기가팩토리에 라인을 깔고 직접 생산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칩도 포함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급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부 의존도를 줄이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체 생산을 택해 테슬라가 볼 이익과 손실을 비교하면 손실이 더 크다고 머스크는 판단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수십억 달러가 든다. 공장을 만들더라도 대규모 칩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막대한 투자비와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머스크의 표현처럼 테슬라는 직접 생산을 원할 이유가 없다.
테슬라는 당분간 삼성이나 TSMC와 같은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칩 생산을 위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의 주요 파트너사였던 삼성의 추가 수주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자율주행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10배 많은 칩이 필요하다. 내연기관차 한 대에 200~300개가 들어가면, 자율주행차는 2000개가량 쓰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40년 자율주행차 수요가 3370만 대에 달하며 반도체 시장도 폭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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