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에 인도한 FA-50 전투기가 약 4개월간 운용되지 못했다는 현 정권 측의 비판이 ‘해프닝’으로 끝났다. 주요 원인이었던 인증서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인 비행에 돌입했다. FA-50의 운용 이슈는 해소됐으나 폴란드의 신구 권력 대립으로 한국과의 안보 동맹을 흔들려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17일 세자리 톰치크(Cezary Tomczyk) 폴란드 국방차관은 최근 현지 라디오 방송 ‘라디오제트(Radio Zet)’에서 “FA-50이 한동안 운용되지 못했다”며 인증서 미비와 조종사 훈련에 관한 논란을 야기시켰다.
앞서 폴란드는 2022년 9월 KAI와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말까지 12대를 인도받았다. 3회에 걸친 수락 비행과 행정 절차도 마무리했으나 최근까지 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달 초까지 비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서 미비가 핵심 이유였다. 군용 전투기에는 조종사가 비상 탈출해야 할 때 작동하는 안전장치인 사출좌석이 있다. 좌석이 통째로 솟구쳐 항공기로부터 분리되기 위해 사출좌석에 폭발물이 달리는데 FA-50은 해당 폭발물에 대한 인증을 받지 못했다.
조종사의 훈련 문제도 제기됐다. 톰치크 차관은 조종사들이 훈련을 마치지 않아 비행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FA-50 계약 체결을 주도했던 당시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폴란드는 인증을 완료하고 조종사 훈련을 속개해 FA-50을 제대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FA-50은 정상적으로 비행하고 있지만 한국과 폴란드의 무기 협력은 정치적 혼란과 맞물려 위태로운 상황이다.
8년간 집권한 폴란드 민족주의 우파 성향 법과정의당(PiS)은 작년 말 실각했다. 야권 연합을 이끄는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신임 총리가 취임하며 후폭풍은 거세다. 투스크 총리는 올해 초 전 정부 시절 의원 2명을 체포했다. PiS 출신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의 대립 상황은 전 정권 시절 논의된 한국과 폴란드의 무기 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 국방차관이 FA-50을 사례로 들며 전임 장관을 저격한 이유도 폴란드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도 앞서 한국과의 무기 계약에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그는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에서 “한국이 제시한 무기 거래 관련 대출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의 신용 제공은 너무 약하고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었다. 이후 브와슈차크 전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현 국방부가 한국의 제안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언론을 돌아 다니며 불평할 것이 아니라 한국 측과 협상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본보 2024년 2월 8일 참고 폴란드 국방부 장관, 한국 무기 거래 제안 강력 비판...계약 파기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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