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반도체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포르투갈 사업 협력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지 정부와 밀접히 소통하고 투자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던 기업들의 행보가 결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조영무 주포르투갈 대사는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국영통신사 루사(LUSA)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논의해왔고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전임 총리의 방한 1주년을 맞아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1년 전 당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한국을 찾았다. 당시 코스타 총리는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방문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면담하고 공장을 견학했다. 코스타 총리는 유럽과 남미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우수한 인재 보유 등 포르투갈의 강점을 홍보하며 반도체 협력을 제안했다.
이후 투자 협상은 급속도로 진전됐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1월 포르투갈 무역투자청(AICEP Portugal Global)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디자인센터 건립을 비롯해 여러 가능성을 살피고 협력 방안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2023년 11월 3일 참고 [단독] SK하이닉스, 포르투갈에 반도체 디자인센터 설립 논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서 투자 여건도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세부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의 추정치는 14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이던 2022년 약 19조원에는 못 미치나 지난해(약 8조원)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투자도 발표했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3100억원)를 쏟아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건설한다.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포함해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작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포르투갈 투자도 구체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 대사는 반도체와 함께 재생에너지 분야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아베이루에 풍력 터빈 공장을 보유한 씨에스윈드를 언급하며 “그들은 생산 시설을 확장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 2021년 포르투갈 풍력타워·하부구조물 제조사인 ASMI(ASM Industries)의 지분 60%를 인수했다. 이듬해 40%를 마저 취득하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4년간 2억6000만 유로(약 3800억원)를 투입해 ASMI의 생산능력을 3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었다. <본보 2022년 1월 5일 참고 [단독] 씨에스윈드, ASMI에 3500억 투자…"생산능력 3배 확대">
포르투갈을 향한 한국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2007년 문을 닫은 리스본무역관을 지난해 다시 열었다. 조 대사는 “코트라 무역관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한국 기업 대표단이 (포르투갈을) 방문했고, 올해 배터리와 자동차, 화장품 업종에서 기업인의 방문이 더 늘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신트라시와 양산시가 지난해 체결한 자매 결연과 한국 문화에 대한 포르투갈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언급하며 양국의 활발한 협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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