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독일 럭셔리 TV 전문 제조사 ‘로에베(Loewe)’에 오픈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 10년 동맹을 이어간다. 아시아권에 이어 OLED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도 오픈셀 판매에 착수하며 OLED 사업을 다각화한다.
2일 로에베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본사가 위치한 크로나흐에 자체 OLED TV 제조라인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내달부터 LG디스플레이의 오픈셀 형태의 W(화이트)-OLED 패널을 받아 부품 등을 조립한 뒤 TV 완제품으로 생산한다.
신공장은 오픈셀 OLED 패널을 사용할 수 있는 유럽 내 유일한 생산기지라는 게 로에베의 설명이다. 로에베는 OLED 모듈 공정을 거치지 않은 반제품 형태의 오픈셀 패널을 공급 받음으로써 자사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고객 맞춤형 ‘메이드 인 독일’ TV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TV 디자인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최종 조립까지 로에베가 직접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로에베는 새로운 생산기지에서 대형 OLED TV 제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83인치와 93인치 OLED TV 신모델을 선보인다. 향후 99인치 모델까지 라인업을 확장한다. 신공장에서 만든 TV는 연말께 시장에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오픈셀은 모듈화가 이뤄지기 전 셀 상태 패널을 일컫는다. 집적회로 등 핵심 부품을 조립하기 전 단계의 패널을 판매하는 것이다. 원가를 낮추고 디자인 측면에서 독자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여러 TV 제조사들이 오픈셀 패널 도입을 확대 중이다. OLED의 경우 사업 초기 단계이지만 LCD 분야에서는 오픈셀 사업이 보편화돼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중국 스카이워스 등 현지 TV 제조사와 오픈셀 OLED 패널 납품을 협의한 바 있다. 로에베 오픈셀 OLED 패널 공급을 계기로 유럽 내 OLED 오픈셀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사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LG디스플레이의 유럽 내 OLED 패널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은 글로벌 최대 OLED TV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626만 대로, 전년(557만 대) 대비 1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 예쌍 출하량 성장세는 유럽이 15.3%로 가장 높았다. △북미(14.3%) △아시아·오세아니아(12.4%) △중동·아프리카(11%)가 뒤를 이었다.
크리스티안 알버 로에베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로에베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오픈셀 패널을 구매하지만 완전한 제품을 직접 조립한다”며 “우리는 남들과 다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경쟁업체와 동일한 OLED 패널이 아닌 오픈셀 패널을 사용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편 로에베는 1923년 설립돼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TV 제조사다. 1인 1제품 마스터제도로 생산 직원 한 명이 한 개 제품을 만드는 ‘책임 공정 정책’을 실행해 ‘프리미엄 TV 명가’를 이미지를 구축했다. LG디스플레이와 2013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2016년부터는 OLED까지 제품을 확장해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장착한 OLED TV를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군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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