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농심이 서구권을 겨냥한 신라면 비건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건다. 대한항공과 손잡고 미국, 유럽에서 확산 중인 비건 트렌드에 대응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신라면 비건을 ‘제2의 신라면’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미국 노선 항공편에 신라면 큰사발 비건의 납품을 돌입했다. 애틀란타·워싱턴을 시작으로 뉴욕·라스베가스·시카고·LA·시애틀 등 인천국제공항과 미국 주요 도시를 잇는 대한한공 항공편 기내 라면 서비스를 통해 해당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공급하는 라면 품목을 기존 오리지널 신라면 컵라면에서 신라면 비건 컵라면으로 변경에 따른 것이다.
신라면 비건은 농심이 지난해 출시한 수출 전용 제품이다. 기존 동물성 재료 대신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개발된 양념스프가 들어있다. 영국 비건협회 더비건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현재 유럽, 중남미 등에 있는 총 33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대한항공과의 협력을 토대로 향후 미국에 이어 유럽 등 다른 지역 항공 노선에서도 신라면 큰사발 비건을 선보이며 제품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기준 대한항공은 일주일에 미주(미국·캐나다) 107편, 구주(유럽·중동) 77편의 항공편을 각각 운항하고 있어 향후 제품 알리기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판데믹이 본격화되기 이전의 90% 수준을 회복했다.
신라면 비건을 내세워 미국·유럽 비건 식품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농심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아일랜드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Research and Markets)은 오는 2030년 미국 채식 시장 규모가 190억700만달러(약 26조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88억8000만달러(약 12조112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7년간 연평균 11.5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럽 시장도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0.91%에 달하는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 동물 윤리에 대한 관심 증가,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확산 등이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농심 관계자는 “비건을 지향하는 국내외 소비자에게 신라면의 맛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신라면 비건 제품의 판매 확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뚜기는 앞으로도 대한항공에 진라면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오뚜기는 대한항공에 미국, 유럽 등에 시장을 겨냥해 수출용으로 개발한 ‘노 미트'(No Meat) 진라면을 납품하고 있다.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는 않으나 제품 생산 과정에서 교차오염 가능성이 있어 비건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 오뚜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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