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덴마크 시보그와 4세대 원전인 ‘용융염원자로(MSR)’ 개발에 협력한다. 안전성을 강화한 차세대 소형 원전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탄소 중립에 대응한다.
3일 시보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주한덴마크대사관에서 원자력연과 MSR 개발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클라우스 니엔가드 시보그 최고경영자(CEO)와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 스벤 올링 대사가 참석했다.
양측은 이번 MOU를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결합하고 MSR 연구에 본격 나선다. 기술 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로드맵을 짤 예정이다.
MSR은 액체 핵연료인 용융염을 쓰는 4세대 원전이다. 원전에 이상이 생길 시 액체 용융염이 굳도록 설계돼 중대 사고를 원천 차단한다. 20년 이상 핵연료 재장전 없이 운전할 수 있으며, 원자로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다. 고효율 전력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연은 지난 2021년 6월 삼성중공업과 협력 협약을 맺고 선박용 MSR 공동 연구에 나섰다. MSR을 활용해 원자력 추진선을 개발하고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한다.
시보그는 MSR 분야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유럽혁신위원회(EIC)가 선정한 혁신 기업 중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으로는 최고인 7위를 차지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같은 해 4월 삼성중공업과 MSR을 활용한 부유식 원전 설비 제품 개발에 손을 잡았다. 1년 후 삼성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부유식 원전 설비 개발을 추진했다. 원자력연, GS건설과도 저농축 용융염 핵연료 상용화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원자력연은 시보그와 협업해 MSR 개발에 뛰어들며 차세대 원전 개발을 이끈다. 원자력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종소형 일체형 원자로 SMART를 개발해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지난해 캐나다 앨바터주, 캐나다원자력공사와 MOU를 맺고 앨버타·온타리오주에서 SMART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79㎿ 규모 혁신형 SMR인 ‘i-SMR’ 개발에도 참여하며 선진 원전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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