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칠레와 손잡고 리튬 개발에 본격 시동을 건다.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칠레 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반다르 알코라예프(Bander Alkhorayef)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이 오는 7월 말 칠레 산티아고에서 오로라 윌리엄스(Aurora Williams) 칠레 광업부 장관과 만나 리튬 개발과 투자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동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칠레 국영 광산 기업 코델코(Codelco)·에나미(Enami)와의 만남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정부 계획에 따라 칠레 리튬 개발 사업 주도권은 두 국영 기업에 있다. 칠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리튬 생산국이다. 칠레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금속 공급국으로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력을 더욱 넓히겠다는 목표 하에 리튬 국유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 간 리튬 회동은 예고된 일이었다. 칠레 정부는 주요 광물인 구리와 리튬 생산량 증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유치를 모색해왔다. 오로라 윌리엄스 칠레 장관은 지난 4월 주칠레 사우디 대사관과 광업 부문 잠재적 투자를 논의하기 위한 중동 국가 대표단 방문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칠레는 구리와 리튬 추가 생산을 위해 탐사·개발 기업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칠레 경제통상부와 광업부는 ‘구리·광물연구센터(CESCO) 위크 2024’ 행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리튬 탐사·생산과 관련한 외국 기업의 사업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지난해 4월 발표한 국가 리튬 전략을 통해 이미 개발 중인 살라르 데 아타카마 염호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리튬 산업 확장 도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사우디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경제 다각화 시도에 따라 전기자동차(EV) 제조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리튬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는 해수와 유전 염분 배출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연구를 했으나 성공 여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에 사우디는 해외 리튬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반다르 알코라예프 사우디 장관은 지난 3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전기차 분야 진출을 목표로 해외에서 리튬을 확보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칠레 리튬 광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사우디가 칠레 리튬 수입을 본격화할 경우 사우디 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