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RM이 가을비를 타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K팝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는 처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됐고, CJ 4D플렉스의 첫 번째 글로벌 배급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8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RM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RM: Right People, Wrong Place)가 세계 최초(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영화를 초청한 오픈 시네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과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4000석 규모의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하는 부문이다.
영화는 RM의 두 번째 솔로 앨범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Right Place, Wrong Person)을 완성하기까지 약 8개월간의 제작 과정을 담았다. 앨범 제작 여정과 함께 리더 RM이자 솔로 RM, 인간 김남준 사이에서 스스로를 탐구하는 기록물을 표방한다. 영화제는 “앨범 메이킹필름이면서 아주 특별한 청춘의 일지”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K팝 아티스트의 작품이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며 ‘대중성’에 방점을 찍은 영화제의 행보와도 맞닿는다. K팝을 상징하는 아이돌의 영화답게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다.
● RM “생생한 인간 김남준의 모습을 담았다”
영화제가 후반으로 접어든 7일 저녁, 영화가 상영할 당시 야외극장은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RM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글로벌 팬과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본격적인 상영에 앞서 영화를 연출한 이석준 감독과 임수빈 조감독, 정크야드 음악 감독을 비롯해 RM의 솔로 2집 제작에 참여한 바밍타이거의 산얀, 장세훈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석준 감독은 “이번 영화는 RM의 깊은 내면의 기록이자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의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앨범의 제작진은 “이렇게 특별한 공간에서 다 같이 RM의 지난 여정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며 “RM과 관객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진심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RM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RM은 “(이번 다큐멘터리는)생생한 인간 김남준의 모습을 담았다”며 “‘라이트'(Right)와 ‘롱'(Wrong)의 개념은 우리가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계속 변한다. 이번 작업으로 저는 ‘원 오브 더 라이트’ 피플'(one of the Right people)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옮고 그름을 떠나, 처한 상황과 환경에 적합한 한 명의 사람으로 변화했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 CJ 4DPLEX가 ‘글로벌 배급’을 맡은 이유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은 RM의 속한 하이브가 제작하고 CJ CGV 자회사인 CJ 4D플렉스가 처음으로 글로벌 배급에 나서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뿐 아니라 북미와 아시아 등 해외에서 4DX, 스크린X, 울트라 4DX 등 1200개가 넘는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는 CJ 4D플렉스는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인 시네마’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시네마’ 등 공연 실황 콘텐츠도 제작·배급하고 있다. 이번 RM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글로벌 배급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CJ 4D플렉스의 총책임자인 오윤동 감독은 앞서 4일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이 과정을 설명했다. 오 감독은 “저희가 직접 특화관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자고 마음먹고 2015년부터 30여편의 공연 중심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펜데믹 및 K팝의 성장과 맞물려 “4D플렉스가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공연 실황 콘텐츠는 일반 영화와는 다른 형태로 제작하고 보급한다. 3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및 배급한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배급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그 첫 작품인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오는 12월부터 전 세계 3000여개의 스크린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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