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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농사에 심취해 10년째 방송 출연도 안하는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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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코미디언이 아닌가 싶게 귀여운 귤모자를 쓴 이 너드남. 놀랍게도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목록에 이름을 올린 뮤지션 루시드폴로, 2015년 CJ오쇼핑에 출연해 자신의 음반과 직접 농사지은 감귤을 세트로 판매했다.

귤농사에 진심이어서 ‘알쓸신잡’ 고정 패널도 거절한 이력이 있다.

본명이 조윤석인 루시드폴은 1997년 밴드 ‘미선’이를 결성해 정규 앨범 ‘Drifting’을 발매한다. 해당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랭크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2001년부터는 루시드폴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놀랍게도 루시드폴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매한 정규 1집 ‘Lucid Fall’ 역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올랐는데,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뿐만 아니라 그의 남다른 학력 역시 큰 화제를 모으곤 한다.

서울대학교 응용화학과 출신인 그는 졸업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교에서 KTH 석사 학위를 받았고, 2008년에는 스위스 로잔 공대 생명과학 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논문의 제목은 ‘RAFT 중합법을 이용한 약물 및 유전자 전달체(Polymeric Carriers for Therapeutic Agents: Drug and Gene Delivery Systems by RAFT Polymerization)

흥미로운 것은 그가 로잔공대에서 박사 논문을 발표할 당시 한복을 입고 발표했다는 것인데, 입고 갈 양복이 없자 그는 장난 삼아 누나에게 매형 한복을 가져와달라고 요청한다.

그러자 누나는 진짜 한복을 가져왔는데, 어머니는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갓까지 사 오셨다고. 이쯤 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 루시드폴은 스위스에서 한복을 입고 박사 학위를 딴 한국인이 되었다.

루시드폴은 단순히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뮤지션인 것이 아니라 일산화질소 전달 미셀 발견으로 미국 약품 특허를 받은 놀라운 이력도 있다. 덕분에 그가 학위를 마칠 무렵 미국의 제약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몸을 고치는 약을 만드는 나보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내 모습이 더 좋다.

박사와 특허를 따낸 후에도 음악으로 사람들을 치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그는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 하고 뮤지션으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사실 그는 학업 중에도 음악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2005년 발매한 ‘오, 사랑’은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팝 음반과 최우수 팝 노래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에도 꾸준히 음반을 발매해 온 루시드폴. 2014년 결혼 후 또 한 번의 독특한 행보를 결정한다. 바로 제주도로 건너가 귤 농사와 함께 창작 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한 것.

제주도로 건너가 처음 발매한 앨범이 바로 2015년 발매된 7집 ‘누군가를 위한,’이었는데, 소속사인 안테나는 이를 홈쇼핑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한다. 그냥 앨범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앨범을 사면 루시드폴이 직접 농사지은 귤을 함께 주는 독특한 방식이었다.

당시만 해도 중소 회사였던 안테나 측은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다며 소속사의 대표인 유희열을 비롯해 정재형, 페퍼톤스, 이진아, 정승환 등이 출연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심지어 김동률과 이적 역시 전화 연결, 영상편지로 등장했다는…

생방송 당시 가장 많이 들어왔던 문의는 “귤만 살 수 없나요?”였다는 웃픈 비하인드가 있지만, 1천 세트 한정 패키지 앨범은 단 10분 만에 완판 되었다는 반가운 사실!

특유의 느릿함과 따스함을 품은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루시드폴은 오늘도 제주도의 귤밭에서, 그리고 음악의 작은 방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에 치유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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