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Vinnok입니다. 집안 곳곳을 꾸미고, 곳곳을 꾸밀 무언가를 사고, 베란다 정원을 가꾸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빽빽한 아파트에 살았지만 저는 항상 ‘정원 꾸미기’에 진심이었습니다. 이번 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베란다 정원 꾸미기에 정성을 쏟았는데요, 특히 나에게만 없는 것 같던 숲뷰를 내가 키우는 식물들로 스스로 만들겠다며 시작한 아이디어는 언젠가 꼭 해보고 싶던 컨셉인 윈도우 벤치와도 자연스레 연결이 되어서 더 특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2편에서는 아파트에서 푸른 녹음을 집안까지 들이게 된 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환불까지 생각했던 집
저는 안타깝게도 운명처럼 ‘내 집이다!’ 이렇게 이 집을 만나게 된 것 같진 않습니다. 집을 찾다 찾다 지쳐있던 차에 어느 순간 둘 다 “이 정도면 괜찮다.”라는 마음으로 선택했는데, 하필이면 한 번도 수리를 한 적이 없는 30년 된 아파트였으니까요. 나름 전 주인분이 깨끗하게 지내신 것 같았지만 가구를 빼보니 곰팡이가 가득했던 벽면을 볼 땐 계약을 파기해야 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얻어걸린 부분도 많은데 분명 빽빽한 아파트 뷰였는데도 불투명 유리창을 걷어내고 나니 아파트 조경의 나무들이 집안으로 가득 들어온 모습이 그런 것 중 하나였어요. 덕분에 저의 베란다 정원과 윈도우 벤치는 훨씬 더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었고요.
그래서 다시 생각하면 내가 사는 집을 만나게 되는 건 한눈에 반하건 아니건 어떤 운명적인 만남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도 ‘왜 우리가 이 집을 골랐지?’ 생각하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선택했고 그 정해진 공간 안에서 꿈꿔왔던 여러 가지를 풀어내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니까요.
이 집의 체크 포인트
1. 자연을 담아 윈도우 벤치를 만든 곳, 침실
2. 아파트 속 작은 정원, 베란다
3. 이케아 가구로 활용도를 높인 드레스룸
4. 호텔을 떠올리게 하는 건식 화장실
공간 한눈에 보기
공간 : 아파트
면적 : 27평
공간 구성 : 현관, 거실, 주방, 침실, 베란다, 드레스룸
시공 : 전체 리모델링
시공 업체 및 비용 : 디자인플랑
윈도우 벤치로 로망을 이룬 침실
실내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을까?
숲뷰에 둘러싸인 아파트 대신 내 손으로 초록 뷰를 만들어보자며 시작한 윈도우 벤치, 그리고 베란다 정원과 자연스레 연결된 침실은 제 모든 로망이 응축된 곳입니다.
사진 출처 : 디자인플랑
이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베란다를 확장해 없앴지만, 침실의 베란다는 남겨서 베란다 정원을 설계했고요, 그 안쪽 침실 창문엔 윈도우 벤치를 만들어서 비록 숲뷰는 아닐지언정 나의 정원에서 키운 식물들이 나에게 초록 뷰를 주는 일상을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수납장을 뚫어서 벤치를 만들고 통창에서 정원을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는 어찌 보면 좀 유별난 아이디어를 내 집처럼 관심 있어 하고 같이 고민해 주신 인테리어팀 덕분에 빵빵한 수납공간, 블랙의 윈도우 벤치와 픽스창, 그리고 환기를 위해 붙박이장 뒤에 숨은 작은 여닫이까지.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사진은 벤치에 앉았을 때의 모습입니다. 베란다에서 키우는 식물에 뜻밖에 얻어걸린 아파트 조경들까지 더해진 덕분에 이곳은 제가 키우는 식물들로 푸르른 베란다 정원과, 윈도우 벤치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바깥 풍경의 계절감까지 더해져 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힐링의 공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침실의 안쪽은 최대한 가구를 간소화했어요. 깨끗한 이 공간은 가끔 빔프로젝터를 켜놓고 영화도 보며 쉬기에도 참 좋습니다.
아파트 속 작은 정원, 베란다
베란다에서도 ‘야외 정원’느낌을 낼 수 있을까?
저는 언제나 빽빽한 아파트에 살았을지언정 정원에 대한 꿈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내가 사는 공간 한편엔 정원이 있길 원했고 이번 집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베란다 한 곳을 정원으로 만들고 그동안의 ‘실패 경험’을 살려 더욱 철저하게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좁은 공간임을 고려해서 행잉 플랜트를 걸 수 있게 튼튼한 봉도 설치하고, 전기를 쓸 수 있게 콘센트도 설치하고, 정원을 가꾸기 쉽도록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지만, 단연 최고의 선택은 ‘콩자갈’ 입니다.
차가운 타일은 싫고 물을 써야 하니 나무도 안되고 바닥을 뭘로 깔아야 하나 찾다가 발견한 콩자갈은 물을 주면 아래로 바로 배수가 되어 식물들을 키우기에도 딱이지만, 작은 동글동글한 자갈이 정말 야외정원 같은 느낌을 줘서 가끔 기분이 내키는 날이면 이곳에 매트를 깔고 명상을 할 만큼 정원의 운치를 가득 주는 소재입니다.
1cm 버리는 공간이 없는 드레스룸
공간 낭비는 싫은데,
확장성 좋은 수납 가구가 없을까?
드레스룸은 아주 작았기에 붙박이장 같은 깔끔함을 주면서도 1cm라도 공간 낭비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이 기준에서 봤을 때 가장 적절했던 가구는 확장성과 수납력 좋은 이케아의 ‘팍스’였어요. 그렇게 저희는 이 작은방의 4면을 이케아 팍스로 돌리고 거기에 화장대와 스타일러까지 알차게 채웠습니다. 이렇게 한 톨의 공간 낭비도 없이 설계된 드레스룸은 편리하면서도 깔끔합니다.
호텔이 떠오르는 건식 화장실
호텔처럼 모던하고 깔끔하게 꾸미자!
화장실엔 ‘모던하고 깔끔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남편의 로망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면적이 협소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는 없었지만 처음의 목표만큼은 완벽하게 이뤘는데요. 인테리어 업체에서 골라주신 타일 덕분인지는 몰라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완성되었거든요.
게다가 목욕 공간과 세면대를 완전히 분리한 화장실은 언제나 깔끔하고 쾌적합니다. 알맞은 크기로 완성한 욕조에서는 종종 이렇게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2편에 이어진 집들이를 마치며
아마 누구나 꿈꾸는 환경이 있을 겁니다. 제가 한강변이나 숲이 보이는 뷰. 넓은 테라스나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는 삶을 꿈꿔온 것처럼요. 그러나 현실은 빽빽한 아파트가 보이는 뷰나 똑같은 레이아웃이 보통이죠. 이번에 구한 집에서도 제가 원하는 로망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엔 좀 다르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질 수 없는걸 부러워만 말고 제 손으로 한번 만들어보자고요.
그렇게 해서 작게나마 얻게 된 여러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써보았습니다. 긴 이야기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집들이를 마칩니다. 모두 원하는 로망을 모두 이루며 소중한 보금자리를 꾸미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