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와 경기도를 오가며 두 집 살림 중인 30대 프로 소상공인 흰다라고 합니다. 평소엔 강원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시골집에서 지내고, 휴식을 취하거나 도시에 들러야 하는 날엔 유년 시절을 보낸 경기도에 마련한 도시집에서 지내는 삶을 살고 있어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집은 경기도 속 저희의 두 번째 보금자리예요. 도시인만큼 대중교통 접근성이 중요할 것 같아 역과 가까운 집을 찾았더니 선택지가 구축밖에 남지 않더라고요. 오늘은 저희가 23년 된 32평 아파트를 어떻게 고쳐갔는지 자세히 소개해 볼게요.
집 정보
| 아파트
| 32평
| 모던, 심플, 화이트 스타일
| 전체 리모델링
| 철거, 설비, 확장, 단열, 목공, 전기, 타일, 도배, 마루, 필름, 탄성코트 시공, 가구 제작
| 약 6,500만 원
전체 시공의 A~Z
| 태초의 집을 시공하다
이 집은 2001년식 평범한 투베이 구축 아파트예요. 순정 그대로인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전체 리모델링을 거쳤죠. 인테리어는 금액적인 부분을 세이브하기 위해 공정 하나하나 사장님들을 컨택해서 반셀프로 진행했어요.
한 번도 시공을 한 적 없는 집을 고치는 게 힘들진 않을지 궁금하신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 대답은 ‘오히려 순정집이 낫다’입니다. 애매하게 리모델링 되어 있으면 철거 비용이 추가로 들고 확장이 되어있는 집은 확장 부위 단열이 잘 된 건지 아닌지도 모르고 불안하게 살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리모델링하기에는 하얀 도화지 같은 순정집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답니다.
| 거실 확장 시 체크할 것
구축이라 신축 아파트보다 거실이 작게 나와, 거실 확장은 당연한 절차였어요. 하나 팁을 드리자면 확장 공사를 할 땐 일반 도면과 단위 세대 소화 평면도가 꼭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 도면을 가지고 행위 허가 신청을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관련된 법령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건축 사무소나 구청에 체크하시고 공사 준비를 하시길 추천드려요.
| 높은 층고를 위해 ‘이것’을 자르다
집을 처음 보고 들었던 인상은 층고가 굉장히 낮다는 거였어요. 층고가 높았으면 좋겠기에 천장 덴조를 제거해 보았는데 최상층 집이라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이기 때문에 천장 곳곳에 배관이 들어차있더라고요. 소방법 상 배관을 건드릴 수는 없고, 층고를 높이면 스프링클러에 물이 나오는 입구만 툭 튀어나오는 꼴이 되니 고민이 많았죠.
그리고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스프링클러의 길이를 커팅하고 층고를 높이는 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리사무소의 동의와 협조가 꼭 필요해서 생각보다 절차가 까다롭지만, 꼭 필요했던 시공이라 번거로움을 감수했어요.
| 인테리어 스타일
배우자와 저는 중성적인 무드를 좋아하고 깔끔한 배경 위에 큼지막한 가구가 있는 인테리어를 선호해요.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여성스러운 아치 형태나 아기자기한 소품, 패브릭 소재의 가구는 피하며 꾸몄네요. 그래서 지금 집엔 직선적이고, 톤 다운된 컬러와 소재가 많아요.
저희 부부는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있어요. 쾌적한 삶을 위해서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실은 장식이 많지 않은, 휑한 듯 단정한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이런 스타일을 위해 거실 곳곳에 무엇이든 짱 박아둘 수 있는 수납공간을 넉넉히 짜넣기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짜나갔어요.
| 곰팡이 해결사를 만나다
작은방 두 곳은 북향이라 해가 잘 들지 않아서 결로와 곰팡이가 무척 심했어요. 이 세균 덩어리들을 안고 살 수는 없었기에 여러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대부분 북향 방은 결로, 곰팡이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 방을 ‘잠정적 확장 금지’방으로 분류해놓고 있었는데, 단열 공사 사장님께서 제 고민을 들으시더니 너무나 자신 있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짱짱한 단열로 북향 방도 결로, 곰팡이 없는 방 만들 수 있다고요. 그래도 무턱대고 확장 공사를 했다가 몇 개월 뒤에 곰팡이가 생기면 큰일이었기에 걱정하고 있는데, 회심의 한마디를 해주셨답니다. ‘AS 기간은 5년인데 그동안 하자 보수해 준 집은 없었다’고요. 그 말을 믿고 작은방도 확장 공사와 단열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죠. 결과물은 나중에 보여드릴게요!
공간 둘러보기
| 거실
그럼 거실을 보여드릴게요. 이 공간은 도화지같이 휑한 집에 큼지막한 오브제로 무드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꾸몄어요. 장기적인 청결 유지를 위해 수납공간은 넉넉히 만들었죠. 또 동양적인 무드의 침실과 상반되지만 조화롭게 연결되도록 소파는 나무 빛으로 선택했답니다.
또 거실은 계절마다 풍경이 바뀌는 탄천 뷰가 매력적이었기에, 새시를 설치하며 일반적인 3:1 분할이 아닌 개방감을 주는 2:1 분할로 골랐어요. 이 결정은 지금까지도 아주 베스트 초이스였다고 생각한답니다.
중요한 가구인 소파와 리클라이너는 약간의 워싱이 있는 가죽 소재로 선택해, 중성적이고 휑한 느낌을 주었어요. 소품이 없어서 조금 휑한 듯 보이지만 소유의 즐거움은 잠시뿐이니 조금 참아보아야죠!
요즘 인기 있는 도장 벽지는 유행이 지나면 촌스럽게 보이거나 후회할까 봐 도장 느낌이 미미한 개나리 실크 57144-1로 무몰딩 도배를 했어요. 색이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화이트라 만족스럽답니다. 바닥은 밝은 마루를 좋아해서 강마루 중 가장 밝다고 느껴지던 ‘동화자연마루’의 나투스진 그란데 콰이엇 웨이브를 시공했어요.
콘텐츠는 핸드폰으로 봐서 TV를 켜는 일이 드물어서 벽걸이형 TV는 설치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TV를 설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TV는 반매립이 가능하도록 목작업을 해놓았습니다. 지금은 무드 있는 DIY 액자로 TV 설치 자리를 감춰 놓았고요. 정말 감쪽같죠?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전향 중이기 때문에 거실엔 소파와 디자인 체어 이외에 다른 가구나 소품을 놓지 않았어요. 덕분에 공간이 휑한 듯 빈 느낌이라 소파나 디자인 체어를 어떤 위치에 두어도 잘 어울려요. 거실이 따분해 보일 땐, 다른 가구나 오브제를 놓지 않고 의자들의 배치만 요리조리 바꿔준답니다. 그것만으로 분위기 전환이 충분하니까요!
배우자가 실링팬 설치에 진심이라 우물천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스프링클러 배관 때문에 우물을 팔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딱 실링팬 몸체만 들어갈 사이즈의 미니 우물을 팠죠. 목수님이 이렇게 작은 원형 우물은 처음이라 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하셨는데 작업을 마치고 저보다 더 좋아하셨답니다. 우물이 없었다면 실링팬이 낮게 설치되어 돌아갈 때마다 머리카락에 닿을 듯 말 듯 했을 텐데 실링팬이 7cm 정도 올라가니 보기에도 안정적이에요.
조명은 2인치 확산형 다운라이트를 설치했어요. 거실 가운데 실링팬이 있다 보니 다운라이트만으로 조도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서 커튼 박스에 간접조명을 설치했더니 딱 알맞게 조도가 맞춰졌네요. 다운라이트를 켜지 않고 간접조명만으로 만들어지는 은은함이 좋아서 종종 간접조명들만 켜고 생활하기도 한답니다. 집안에 포인트가 되는 공간엔 집중형 조명을 설치해서 스팟의 존재감을 극대화했고요.
확장 후 철거가 불가능한 내력벽엔 수납장을 만들었어요. 내력벽 수납장 활용 팁에서 본 대로 수납장 안쪽엔 콘센트를 개설했더니 청소기와 로봇 청소기를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봇 이모님 출퇴근 편하시라고 출입구도 만들어 드렸더니 청소가 훨씬 편해졌어요.
내력벽 수납장 맞은편엔 베란다로 이어지는 방화문이 있어요. 방화문은 화재에 특화된 도어 특성상 매력이 없기 때문에 목공사 때 히든 도어를 요청해서 설치했어요. 평소엔 벽처럼 보이니 시각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고 푸시 도어라 열고 닫는 느낌이 좋아서 만족스러워요!
구축 투베이 구조의 두 번째 난제는 현관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집에는 전실이 없어서 현관문을 열면 곧바로 집안이 훤히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대부분 이런 구조에서는 가벽을 세우고 중문을 설치하시더라고요.
저희 부부는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현관문 옆쪽으로 중문을 설치하고 중문을 열었을 때 욕실 뷰가 아닌 거실 뷰가 되도록 레이아웃을 짰어요. 현관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여닫는 폭이 넓어야 하는 슬라이딩 도어는 시공이 불가했고 3연동 도어는 심미성이 떨어져서 가장 심플한 여닫이 도어를 제작했고요.
중문 유리는 패브릭 이중 접합 유리로 골랐어요. 리넨 소재의 패브릭이 유리와 유리 사이에 겹쳐져 있어서, 따뜻하면서도 시스루 한 느낌을 주는 게 좋더라고요. 또 유리 두 개가 접합되어 있다 보니 유리 한 겹보다 무게감 있고 방음력도 좋고요.
또 중문 프레임은 개방감이 좋은 무프레임 중문을 시공하려고 했는데 이중유리는 유리가 무거워 도어가 처질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최대한 얇은 프레임으로 시공했습니다. 장을 보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어도 어깨로 슥 밀어 열고, 닫힐 때도 댐핑으로 닫히니 안전해요.
| 주방
원래 주방은 폭이 좁고 기다란 구조였어요. 넉넉한 수납도, 편리한 동선도, 대면형 주방도 실현해 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레퍼런스와 전문가 조언을 참고했더니 충분히 가한 일이더라고요.
주방은 후드를 옮기고, 아일랜드와 상부장을 제작해서 깔끔한 대면형 구조로 만들었어요. 여기에서 수납공간은 냉장고장과 이어지도록 2단 상부장을 제작했는데요. 바깥에 물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상부장 내부는 최대한 많이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투베이 주방은 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냉장고를 다용도실에 놓거나 벽면에 세로로 놓고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편리한 동선을 위해 냉장고는 꼭 주방에 놓고 싶어서 냉장고장을 주방 창문 쪽에 배치하고 그 옆으로 개수대와 식기세척기를 설치했어요.
저희는 식기세척기 이모님에게 기댄지 한참이라, 이모님 없는 세상은 상상이 불가능해요. 몇 년간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서 허리를 숙이는 게 불편하게 느껴져서 식기거치대에 리프트업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들였어요. 덕분에 식기 정리 때 허리를 덜 숙여도 되고 수압도 파워풀하니 앞으로 이모님께 더 의지하게 될 것 같아요.
대면형 주방을 만든 건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요리하고 싶어였어요. 이 구조를 위해 원래 주방 창문 쪽에 붙어있던 기존의 후드를 아일랜드까지 연장하여 천장형 후드를 설치했죠.
참고로 아일랜드는 2m 길이로 샌드베이지 인조대리석 상판을 올렸고 양방향 모두 수납 가능하게 제작해서 식기는 물론 영양제와 간식까지 보관해도 넉넉해요. 아일랜드에는 소형 주방가전을 사용할 때 편리한 매립형 콘센트를 설치했고 양념장 레일과 밥솥 레일을 구성했어요.
투베이 구조라고 해도 집마다 분배기 위치가 다른데요. 저희 집은 주방 창문 바로 아래 분배기가 자리 잡고 있어서 분배기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도 왼쪽에도 800리터 냉장고가 들어갈 폭이 안 나오고 냉툭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렇다고 600리터짜리 키친핏을 놓기에는 용량이 한참 모자랄 거 같아서 1도어 냉장고와, 1도어 변온 냉동고를 조합해서 사용 중이에요. 1도어를 쓰다 보니 냉동고를 열려고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어서 좋고 냉툭튀가 아니니 마음에 들어요.
| 침실
저와 배우자는 패션 아이템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인테리어 전부터 메인 드레스룸과 침실에 미니 드레스룸 제작을 계획했죠. 앞으로 옷이 많아지면 많아졌지 줄어들 거란 기대가 없었거든요! 또 기존 침실은 거실과 크기가 비슷할 만큼 컸기 때문에 침실의 용도로만 사용하기엔 공간 낭비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원래 저희는 침실은 침실 용도로만 사용하는 편인데, 공간이 꽤 넓은 만큼 활용에 많이 신경 썼어요. 가벽을 제작해 드레스룸과 침실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고요. 침실은 공간 분할을 통해서 휴식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답니다. 침대에 누워서 쉬고, 평상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쉬고… 결과적으로 작은 공간이지만 휴식 집약적인 침실이 되었죠.
침실 컬러는 밝은 우드 톤에 깔끔한 화이트를 더했어요. 무인양품의 메인 컬러를 좋아해서 이렇게 했는데, 덕분에 더 안온한 느낌이 나죠. 평상은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셋이서 이 위를 굴러다닐 것을 상상하며 만들었어요. 지금은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토퍼나 요를 깔아두려고 해요.
침대 헤드가 되는 벽엔 목작업으로 젠다이를 만들어서 매립 콘센트를 시공했어요. 회전형 타입이라 닫아 놓으면 벽과 하나처럼 보이고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충전할 때만 콘센트가 보이게 할 수 있어서 눈에 거슬림이 없어요.
침대 벽등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선택했는데요. 침실등 겸 독서등이기 때문에 각도 조절이 관건인데 각도 조절을 하면 회전 부분이 점점 마모되어서 헐거워지더라고요. 조명을 받아보고 고정력이 좋지 않은 제품을 반품하기를 여러 번, 고생 끝에 내구성이 좋은 제품을 만나 설치했습니다.
침실은 1/3로 나누어 가벽을 만들고 제작 가구를 설치해서 미니 드레스룸을 만드니 옷을 갈아입으러 방을 옮겨 다닐 필요가 없어요. 또 가벽으로 인해 옷 갈아입는 모습도 보이지 않으니, 공간 분리와 프라이버시가 한 번에 해결되어 만족스럽고요.
가벽 안쪽으로는 붙박이장과 수납장을 제작해서 오로지 옷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어요. 배우자와 함께 미니 드레스룸을 이용하기에는 공간이 좁아서 혼자 이용해야 하지만 넉넉한 수납을 좋아하는 터라 양쪽 수납을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여긴 미니 드레스룸 입구에 있는 화장대예요. 항상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서 화장대도 수납장을 만들었습니다.
화장대 오른쪽 레일 서랍은 크게 제작해서 드라이어와 헤어용품, 모자를 보관하고 있어요. 보여야 할 것들이 안 보이니 인위적인가 싶지만, 이렇게 살다 보니 뭐 하나라도 나와있으면 얼른 수납장에 넣게 되어 좋아요.
붙박이장은 총 6자로 가디건과 외투를 보관하고 있어요. 장을 양쪽으로 짜다 보니 사람이 다니는 통로가 좁아질 거 같아서 이렇게 만들었답니다. 통로 확보를 위해 붙박이장은 보편적인 폭과 넓이로 제작했지만, 서랍장은 40cm로 깊이가 깊지 않게 제작했어요. 그 덕에 통로가 더 넉넉해졌죠.
| 화장실
욕실은 자칫하면 촌스럽고 좁아 보일까 봐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둡지 않은 평이하고 무난한 느낌을 열심히 찾았어요. 이전에 덧방이 되어있던 터라 올 철거 후 새로 타일을 시공했죠. 원래 블랙이었던 욕실이 베이지 톤으로 바뀐 후 더 넓어 보이게 되었고, 샤워부스를 설치한 후 건식으로 사용하니 청소와 습기 제거가 편해졌어요.
저희가 선택한 타일은 베이지 컬러의 약간의 재질감이 있는 600각 포셀린 타일이에요. 욕조는 잘 쓰지 않기에 샤워 부스를 설치해서 건식 욕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젠다이 위에 욕실용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으면 욕실 정돈이 안 되어 보여서 플랩 거울장과 이케아 하부장을 설치해서 수건과 빗, 드라이기 등을 모두 정리해두었어요. 덕분에 맥시멀리스트가 당당하게 미니멀리스트인 척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저희는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욕실 액세서리와 도기를 설치했는데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지만, 탱크리스형 변기를 고려하시는 분들께는 다시금 재고를 권하고 싶어요. 물 내림 레버 없는 버튼식이라 편하고 수압에 관계없이 물도 잘 내려가지만, 탱크 없이 변기 내부 센서의 압력으로 내려가는 방식이라 변기를 내리면 변기 위로 물이 많이 튀어서요. 디자인적으로 미니멀해서 만족하지만 다시 설치한다면 탱크가 작은 치마형 변기를 선택할 거 같아요.
모든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건식 욕실의 유지를 위해선 샤워 부스 안에서 모든 물기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더라고요. 그래서 바스 타월과 휴젠트를 샤워 부스 안에 설치하여 샤워 후 샤워 부스 안에서 모든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답니다.
| 작은방
앞쪽에서 소개해 드렸었죠? 곰팡이투성이라 고생했던 작은방입니다. 여기는 아이가 생기면 아이 방으로 바꿀 예정이라 현재는 서재로 쓰고 있어요. 노트북이나 서류 정리를 해야 하기에 깔끔하게 데스크만 놓고 사용하기 위해 하얀 도화지 같은 방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우선 공사 직후의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고민 끝에 선택한 확장과 단열 공사 덕분에 작았던 방이 훨씬 넓어지고, 방에 들어서면 어딘가 쌀쌀했던 공기가 훨씬 노곤노곤해졌어요. 외벽 2면을 포함해 천장까지 모두 단열한 결과일까요?
작은방은 공실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간이 침실만큼 넓어져서 데스크와 소파도 넉넉하게 들어갈 것 같아요. 날이 따뜻해지면 차근히 서재로 꾸며보아야죠. 북향 방 확장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보드 단열이나 폼단열을 사방에 시공하고 확장하신다면 결로나 곰팡이에서 훨씬 자유로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다용도실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곳은 세탁실 겸 다용도실이에요. 철제 팬트리에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 자리를 만들고 맨 위 칸은 식품 진열 팬트리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작은 공간에 워시 타워와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를 넣어야 해서 답답해 보일까 걱정했는데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 가전을 선택한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저희는 워시 타워를 사용해서 세탁 용품 보관을 위해 세탁기장을 따로 만들었는데 다용도실이 작아서 생각보다 장이 깊고 폭이 좁긴 하지만 다용도실을 어지럽게 만드는 용품을 모두 수납할 수 있어서 깔끔해 보이는 것 같아요.
집들이를 마치며
저는 성인이 된 이후의 환경은 오로지 본인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 가꾸는 것도 자신의 스타일이기 때문에, 집이란 ‘나를 보여주고 나를 만들어내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 속 생태계가 우리의 영향을 받고, 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요.
지금까지 저희 부부가 가꾼, 저희만의 작은 세계를 구경해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공간을 가꾸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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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이미지도 모이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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