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1m 목줄에 묶인 채 사지 마비 상태로 고통스러워하던 개가 구조 후 치료를 받으며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 네티즌에게 감동을 줬다.
사연의 주인공은 ‘행운이’로 구조자가 처음 발견한 때는 지난 2월 중순쯤이었다.
구조자는 평소 동네에서 밭 지킴이, 공장 지킴이 용도로 방치된 개들이 안타까워 퇴근길에 종종 간식을 하나씩 주고 있었다는데.
행운이는 거동이 불편한지 개집 안에 앉아 나오지 않는 녀석이었다. 구조자는 “그때 이미 몸이 안 좋았는데 어두운 밤이라 제가 잘 몰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얼마 후 다시 본 행운이는 넥카라와 붕대를 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어디를 다쳤나 생각했는데, 지난 3월 붕대와 넥카라를 안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다 나았나 싶어 찾아갔더니, 행운이는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거친 숨을 쉬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단다.
구조자는 “나중에 견주와 이야기해 보니 병원을 간 건 아니었고 나름대로 약을 사다 치료한다고 넥카라와 붕대를 해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이는 구조해 봤지만 개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구조자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온갖 생각을 다 했다는데. 하지만 못 봤다면 모를까, 꺼져가는 생명을 두고 그냥 떠날 수 없었다고.
처음엔 응급처치라도 하고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엉망진창이 된 행운이의 몸은 응급처치로 해결될 상태가 아니었다. 견주와 통화해 보니 행운이가 밥과 물을 먹지 못하길래 14년을 살았으니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해 치료 없이 보내주려고 했었단다.
그 말을 들은 구조자는 차마 그 자리에 행운이를 다시 돌려놓을 수 없었다.
구조자는 “얼마 남지 않은 생이라고 해도 행운이에게 의지가 있다면 1m 목줄 안의 아스팔트 바닥 말고 다른 세상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검진 결과 행운이는 사지마비와 최소 3기 이상의 심장사상충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체내 염증도 많고 심장과 폐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우선 최우선 과제는 사지마비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키는 것이었기에 한방약과 침 치료, 물리치료를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행운이는 고개 들기를 시작으로 뒷다리 바로 앉기, 꼬리 흔들기 순으로 움직임이 가능해지더니 이제는 앞다리에도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단다.
“심장사상충도 기력 회복 후 치료 중이다. 근육 퇴화를 막고 보행을 도와줄 보행기 제작도 맡겼다. 행운이가 꼭 걸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구조자.
이어 “사실 행운이 생명부터 살리자 하고 구조했고, 이 정도까지 좋아질지도 크게 확신이 들진 않았다. 일단 일어나서 걸을 수 있어야 임시 보호든 입양이든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치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네티즌들은 댓글로 “긴 세월 함께한 가족을 길바닥에 내치다니…얼른 회복하길” “앞으로 더 힘든 일이 많을 텐데 구조자님이 용기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아 이겨내 줘서 고맙고 힘내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모든 치료가 끝나면 입양이나 임보처를 알아볼 생각이라고. “저희 집 마당이라도 내어줄 생각을 해봤지만 이미 고양이 7마리가 있고, 행운이의 나이와 상태를 고려하면 보호자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구조자.
여건이 되지 않으면 구조를 도와준 분들과 연계해 쉼터 입소 후 주말마다 구조자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생각 중이란다.
평범한 직장인인 구조자가 이 모든 과정을 책임지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 하지만 “저는 행운이 후원금이 다 떨어져도 끝까지 치료하고 마지막까지 책임져야 하는 구조자”라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살아주고, 의지를 가져주고, 좋아지고 있는 행운이에게 그저 너무나도 고마울 뿐”이라는 구조자. “그리고 혼자였으면 못 해냈을 구조와 치료를 함께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모든 생명들이 그 자체로 존중받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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