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기상 악재
통상 더울수록 맥주 매출 상승
대내외 환경 ‘빨간 불’…“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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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긴 장맛비가 오락가락 이어지면서 주류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장마와 폭우 등의 기상 악재가 겹쳐 매출이 신통치 않았는데, 올 여름 역시 같은 변수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통상 여름엔 날씨가 더울수록 맥주 매출이 우상향 한다.
지난해 주류업계의 실적은 참담했다. 매출은 전년 수준을 간신히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긴 장마와 잇단 폭우로 성수기인 여름 시즌 매출이 좋지 않았던 데다, 대형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반등을 기대했던 기업들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반토막 난 유흥 시장 매출이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각 기업들은 대형 신제품을 선보이고 본격 띄우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이런 가운데 올해 날씨 역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강수량은 평년 평균치의 124.3%다. 올해는 같은 권역에서도 천차만별인 강수량이 특징이다.
장마철에는 다양한 변수가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해변 프로모션 등이 축소되거나 취소될 수 있어 오프라인 고객 접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거나,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제품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이취(이상한 냄새)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면 이번 주부터 예정된 지역 축제 등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이번 주부터 ‘전주가맥축제’와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 ‘한여름 가맥마당’, ‘조선팝 상설공연’ 등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는데 비가 많이 오면 판매량에 타격을 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통상 피서지 프로모션이나 음악 축제 등은 단기간 내에 탄력적으로 진행 여부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보니 갑작스러운 돌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비가 와도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워터밤 행사 외엔 폭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날씨 뿐 아니라 올해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 역시 녹록치 않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업계 내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데다, 주류 문화의 변화 및 대체재의 등장으로 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차별화 마케팅을 위한 싸움 역시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신제품의 경우에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도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갈수록 젊은층이 맥주를 찾지 않는다는 점도 고민이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술 소비문화가 크게 바뀌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술자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유행을 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양’으로 마시던 술 문화가 ‘질’로 바뀐 데다, 체중 감량에 신경 쓰는 Z세대가 크게 늘면서 맥주를 예전보다 기피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 역시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낮은 맥주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배경이 됐다.
이에 상대적으로 소주, 맥주를 취급하는 주류 업체들은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맥주 부활’에 안간힘을 쓰고 있기도 하다. Z세대를 잡아야 미래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보유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다채로운 레시피와 맛을 추구하는 Z세대를 공략할 예정”이라며 “젊은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지난해처럼 올해도 젊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각종 페스티벌 현장에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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