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신발은 오늘날과 다르지 않게 패션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단순한 기능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신발 하나로도 당시 사람들의 사회적 위치와 격식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신발은 의례와 복식의 완성을 책임지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전통 신발의 상징성과 기능은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 개최되는 테마전 ‘신발, 차림의 완성’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전통 복식의 일부였던 신발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조명한다. 근대화 이후 서양식 생활 문화가 확산되며 사라져간 전통 신발들이 다시금 주목받는 기회다.
조선시대에는 신발이 단순한 발 보호용품이 아니었다. 왕실과 사대부 계층을 비롯해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신발은 계급과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 재료와 장식, 형태에 따라 착용자의 신분이 달라졌고, 의례를 갖출 때 신발이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신발 하나에도 담긴 예와 효의 정신이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상장례와 제례 등 의례에 맞춘 신발이 따로 있었고, 고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신발 또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예를 중시하고, 효를 실천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기능성을 갖춘 신발들 역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날씨나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신발이 만들어졌으며, 그 기능과 제작 기술은 오늘날에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비 오는 날 방수 기능을 갖춘 ‘유혜’, 겨울철 추위를 막기 위한 ‘둥구니신’은 당시 사람들의 실용적인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전시에는 신발 외에도 다양한 신발 제작 도구들이 함께 전시된다. 신발이 비틀리지 않도록 모양을 잡아주는 도구인 ‘신골’, 발을 따뜻하게 해주던 전통 ‘버선’ 등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 지혜와 공예 기술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 기술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기회다. 전통 신발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도 상영되어, 그 기술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대를 이어 전수되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매년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며,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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