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대 한반도를 둘로 쪼갠 한국전쟁 후, 의정부를 포함한 경기 지역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서 시작된 부대찌개는 부족한 식량을 해결하려는 궁여지책에서 비롯됐다. 전쟁 이후, 미군이 남긴 햄과 소시지, 통조림 콩 등은 주민들에게 귀한 음식이었다.
주민들은 이 재료들을 모은 후, 김치와 함께 끓여내며 독특한 맛을 만들어냈다. 처음엔 남은 음식을 활용한 잡탕 같은 존재였지만, 점차 그 맛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부대찌개를 새로운 음식으로 만들어냈다.
전쟁 후 미군 음식이 낳은 부대찌개

부대찌개가 탄생한 배경을 보면, 당시 미군 부대에서 남은 음식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던 한국인들에게는 귀한 보물이었고, 이를 활용해 끓인 찌개는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전쟁 후에는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재료가 부족해지자, 부대찌개는 점차 한국적인 맛을 더해가며 발전했다. 1990년대에는 라면, 당면, 치즈 등을 추가해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더욱 대중화되었다.
부대찌개, 외국인도 반한 한국 대표 음식

부대찌개는 의정부를 중심으로 퍼졌고, 1990년대 들어 외식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6년 8월 중국 소셜커머스 기업 ‘메이투안덴핑’의 자료에 따르면, 방한한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한 음식으로 치킨과 불고기를 제치고 부대찌개가 1위를 기록했다.
그 당시 부대찌개는 전체 검색어의 23.46%를 차지하며 치킨(21.31%)과 불고기(19.32%)를 제쳤다. 이는 한류 드라마를 보고 한국을 방문한 젊은 관광객들이 부대찌개를 경험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였다.
부대찌개는 점차 체인점으로 확장되며, 그 인기를 더욱 넓혔다. 부대찌개의 맛을 그대로 담아낸 농심의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2016년 출시 50일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이 제품은 부대찌개를 간편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재현했다. 사골육수와 풍성한 건더기를 넣어, 스프에는 소시지, 어묵, 김치, 파, 고추 등 부대찌개 재료가 그대로 담겨 있어 식감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준다.
부대찌개, 세계를 매료시키다

부대찌개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세계 각지에서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쟁의 아픈 기억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맛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의정부의 제일시장 주변에는 30여 개의 부대찌개 전문점이 몰려 있다. 이곳의 부대찌개는 과거 전쟁 후 고기 부족을 겪던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부대찌개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더 깊은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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