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를 걷다 보면 공연이 끝나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스타가 등장하면 기다리던 팬들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 장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즐겁다. 또 타임스퀘어에 처음 온 것으로 보이는 여행객들이 사방을 둘러보면서 ‘내가 세계의 교차로에 서 있다니’라며 감격하는 모습을 볼 때면 흥미롭다. 그들에게 기대했던 모습과 일치하는지 물으면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고 하더라. 높은 빌딩들 속 한복판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티파니 타운센드 뉴욕관광청 홍보 수석 부사장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프렌즈(Friends)’, ‘가십걸(Gossip Girl)’ 등 수많은 유명 작품들의 배경이 된 뉴욕. 오랜 기간 세계인들이 로망 여행지로 꼽아온 도시지만, 비싼 물가 때문에 한국에선 훌쩍 떠날 엄두가 안 나는 현실이다.
‘언젠가는 TV나 영화에서만 보던 그 교차로에 서리라’하는 꿈을 가슴 한편에 지니고 있는 한국 여행객들을 위해 뉴욕관광청에서 한국을 찾아왔다. 여행플러스는 티파니 타운센드 뉴욕관광청 홍보 수석 부사장과 브릿 하이쿱 뉴욕관광청 홍보 부사장을 만나 팬데믹 이후 새로워진 뉴욕 여행 정보와 비용을 절약하는 팁을 물었다.
Q. 뉴욕은 어떤 여행지인가.
티파니: 뉴욕은 아주 활기차고 다양성 넘치는 도시다. 모든 연령대와 관심사를 아우르는 즐길거리를 지니고 있다. 세계인을 환영하는 다채로운 도시라고 소개하고 싶다.
Q. 최근 한국 여행객 방문 추이는.
티파니: 팬데믹 이후 뉴욕을 찾는 한국 여행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총 36만9000여명의 한국인들이 뉴욕을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2019년 대비 85% 수준까지 회복했다.
브릿: 한국은 아시아 여행객 중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은 늘 뉴욕의 아주 중요한 손님이었고 앞으로도 이 추세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Q. 팬데믹 이후 새로워진 곳 중 가장 인상 깊은 한 곳만 꼽자면.
티파니: 페렐만 공연예술센터(Perelman Performing Arts Center)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올 가을 맨해튼 다운타운에 오픈한 이곳은 세계 무역 센터 부지를 완성시킬 건물이다. 커다란 흰색 정육면체 모양의 외관을 지녔다. 뉴욕의 다양성을 잘 표현하는 콘텐츠를 지녀 제게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이다.
브릿: 팬데믹이라는 암울한 기간 중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계속해서 여러 인프라 개발 및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항의 경우 이용객 편의를 위해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넘게 투자해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 라과디아 공항 등의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여행객들이 다시 공항을 찾아왔을 때 기존보다 더욱 발전하고 편리해진 점을 실감했으면 좋겠다.
Q. 겨울 맞이 관광 할인 행사인 ‘윈터 아웃팅’은 어떤 프로그램인가.
티파니: 가장 가성비 좋게 뉴욕을 여행하고 싶다면 1월과 2월에 방문하는 걸 고려해보는 게 좋다. ‘윈터 아웃팅’은 레스토랑 위크, 브로드웨이 위크, 호텔 위크, 머스트 씨 위크 등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이다. 레스토랑 위크(1/15~2/4)에는 30년 넘도록 1년에 두 번씩 수백 곳의 유명 레스토랑들이 참여해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브로드웨이 위크(1/16~2/4)에는 1개의 브로드웨이 공연 푯값으로 2개 공연을 예매할 수 있다. 머스트 씨 위크(1/16~2/4)에는 유명 관광지나 투어 상품 등의 표를 한 장 구매 시 1장을 더 얻을 수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인 호텔 위크(1/3~2/4)기간에는 일부 호텔에서 원가보다 2024년도 기준 24% 할인된 가격으로 숙박할 수 있다.
브릿: ‘위크’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거의 한 달 동안 진행하는 행사다. 이중 많은 프로그램이 1년에 두 번씩 열리기 때문에 겨울 뿐만 아니라 여름에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Q. 그럼에도 뉴욕은 비싼 물가 때문에 여행하기 망설여하는 이들이 많다.
티파니: 많은 사람들이 뉴욕은 굉장히 돈이 많이 드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뉴욕엔 예산에 따라 여행객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충분이 마련돼 있다.
브릿: 비용 절약을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지하철이나 페리의 경우 2달러(약 2500원) 내외면 이용할 수 있고 뉴욕시 5개 자치구를 모두 연결한다. 걸어서 여행하는 것도 돈이 들지 않으면서 도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관광객은 잘 모르는 현지인 추천 명소를 소개해달라.
티파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가 매디슨 스퀘어 파크(Madison Square Park)다. 많은 분들이 센트럴 파크나 프로스펙트 파크 같은 명소들을 잘 아실 테다. 그밖에도 뉴욕 도시 전역에는 작은 공원들도 정말 많이 있다. 그중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는 공공미술 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마련돼 있어 무료로 예술 작품을 관람하기 좋다. 커다란 조각상들은 물론 실내 전시에선 관람하기 어려운 인터렉티브 작품까지 있는 혁신적인 예술 공간이다. 공원까지 접근성도 용이하고 예술과 야외활동을 접목시킨 경험과 훌륭한 쇼핑, 레스토랑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추천한다.
브릿: 또 맨해튼만 둘러보지 말고 다른 자치구들을 꼭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즈, 스태튼 아일랜드 등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 소규모 기업들이나 로컬 문화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Q. 뉴욕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을 꼽자면.
티파니: 단연 피자다. 비건이라도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종류의 피자가 있다. 뉴욕 사람들은 피자를 ‘뉴욕시의 공식 과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뉴요커들은 의견을 나누기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맛집을 물어보면 적극적으로 추천해줄 것이다. 어느 자치구에서 쉽게 맛있는 피자를 맛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고, 모두가 자신의 지역 피자가 가장 맛있다고 주장한다. (웃음)
Q. 연말연시 뉴욕에서 열릴 축제, 행사 등을 소개해달라.
티파니: 이제 막 축제 시즌에 접어들었다. 여행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피크 기간이다. 추수감사절부터 새해까지 약 700만명의 사람들이 뉴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굉장히 신나고 축제 분위기가 물씬한 기간이라 많은 이들이 이때 뉴욕을 오고 싶어 한다.
브릿: 오는 23일 올해로 97번째를 맞는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를 진행하고, 그 다음 주에는 록펠러 센터 트리 점등식을 앞두고 있다. 아이스링크장이 있어 굉장히 상징적인 명소다. 그러고 나면 타임스퀘어 신년맞이 행사인 볼 드롭(Ball Drop)이 열린다. 100만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관람하는 뉴욕을 대표하는 행사다.
티파니: 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 뉴욕을 알리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예신 여행+ 기자
영상 편집= 김희수 여행+ 인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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