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니스가 ‘문화유산 위험 구역’에 오를 위기에 처했다. ‘문화유산 위험 구역’은 문화유산 기능을 상실하거나 문화유산을 지킬 능력이 없는 도시로,
BBC, 뉴욕 타임스(NewYork Times) 등 외신은 유네스코(UNESCO) 지정 ‘위험 리스트(Endangered List)’에 베니스가 거론된 소식에 대해 보도했다.
최근 유네스코는 베니스를 ‘위험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네스코는 베니스가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피해, 문화유산 경관을 해치는 고층 건물,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몰, 과도한 관광객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넘쳐나는 관광객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베니스는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며, 성수기에는 하루에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숙박한다. 현재 베니스 주민 수 5만 명의 두 배다.
베니스가 이 같은 위기에 처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도 문화유산 위험 구역으로 등재될 위기가 있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베니스 항구에 ‘대형선박 정박 금지제도’와 ‘당일치기 여행객 출입 제한 제도’를 긴급 도입해 등재를 피했다. 이후에도 유네스코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정책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유네스코는 “몇 번이나 경고했으나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베니스는 더이상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유네스코의 이번 주장에 대해 이탈리아의 정치인들은 “유네스코는 지구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관 중 하나”라고 전했다. 마시모 카치아리(Massimo Cacciari) 전 베니스 시장은 “유네스코는 자금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변화하라고 소리친다”며 “유네스코가 하는 일은 앉아서 비판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베니스의 문화유산 위험 구역 등재 여부는 오는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에서 결정된다. 그전까지 유네스코와 이탈리아 정부는 문화유산의 보전과 시행정책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글=장주영A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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