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고 투명한 물 대신 새빨간 물줄기를 뿜는 ‘피의 폭포(Blood Falls)’가 남극에 있다.
최근 영국 매체 더 선은 세계에서 유일한 남극 붉은 폭포를 소개했다. 피의 폭포는 1911년 호주 지질학자 그리피스 테일러가 남극을 탐사하다 발견했다. 발견 당시 새하얀 테일러 빙하 사이로 마치 피처럼 붉은 물줄기가 뿜어져 나와 피의 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빙하 위로 빨간 물이 흘러나오는 이유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었는데 이에 ‘보이지 않는 빙하의 상처에서 피가 솟구쳐 나오는 것이다’는 등의 미신이 퍼지며 세간의 불가사의로 여겨졌다,
2006년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이 피의 폭포 물에 있는 철 성분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산화하면서 빨간빛을 띠게 됐음을 밝혀냈다. 다만 ‘피의 폭포 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밝혔으나 ‘피의 폭포가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2017년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와 콜로라도대 등 공동연구팀이 ‘피의 폭포’ 원천을 밝혀내면서 남아있던 수수께끼가 풀렸다.
피의 폭포 원천은 빙하 아래 약 100만 년 동안 갇혀있던 호수였다. 이 호숫물은 유난히 염도가 어는점이 낮다. 이 물이 얼면서 모순되게 열을 방출하는데 그 열로 인해 빙하 얼음을 녹이며 폭포가 만들어진 것이다.
다양한 일화가 얽혀있는 피의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남극까지 가야 한다. 특별보호구역인 남극에 가려면 ‘남극활동 및 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을 따라야 한다. 이 법률에 따르면 허가 당국이 발급한 승인서가 있는 사람만 남극에 출입할 수 있다.
승인서가 있다고 끝이 아니다. 한국에서 여객기로 남극에 가는 대표적인 경로는 유럽 국가나 미주 지역을 경유한 뒤 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다시 칠레 남단의 푼타아레나스까지 가서 항공기나 선박을 타는 것인데 과정이 아주 까다롭다.
남극까지 가는 입구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와 칠레 푼타아레나스 단 두 개뿐이다.
유람선으로도 피의 폭포에 방문할 수 있다. 한국에서 로스해로 가는 ‘남극 탐험’ 크루즈는 약 2주 정도가 걸리며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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