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은 어디일까. 인구 통계학적 연구를 통해 장수의 비결을 밝히고 건강 장수를 추구하는 ‘블루 존(Blue Zones)’ 프로젝트 창시자 댄 뷰트너에 따르면 장수하는 사람들은 9가지 특정 생활 습관을 공유한다. 9가지 생활 습관으로는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목적의식, 단순한 생활, 80%만 먹기, 채식, 하루 와인 한 두잔, 신앙심, 가족 우선, 올바른 관계 맺기 등이다. 블루 존에서 공개한 전 세계 장수마을 톱 5곳을 소개한다.
사르데냐, 이탈리아
Sardinia, Italy
이탈리아 반도 서쪽 바다에 위치한 사르데냐는 면적 2만4089㎢로 약 164만명이 살고 있다. 지중해 제2의 섬이라고 불리는 사르데냐는 2004년 블루 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장수 비결 연구가 시작된 곳이다. 블루 존 웹사이트에 따르면 사르데냐 주민들에게서 수명에 영향을 주는 ‘희귀한 유전적 특이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요인만큼 후천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사르데냐 사람들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고립된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전통적이고 건강한 생활 방식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사르데냐 사람들은 매우 활동적이고 낚시와 농사를 직접 지으며 살아간다. 현지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지역 사회 결속력도 중요하다. 사르데냐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웃고 떠들며 식사를 하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블루 존에서 분석한 사르데냐 사람들의 장수 비결은 ‘가족 우선주의’ ‘산책하기’ ‘노인 공경’ ‘하루 한두잔 레드 와인 마시기’ ‘친구와 함께 웃기’ ‘산양유 마시기’ 등이 있다.
오키나와, 일본
Okinawa, Japan
일본 남단에 있는 섬들은 한때 ‘불사의 땅’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장수인구가 많았다. 블루 존에 따르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미국인과 비교해 암·심장병·치매 발병률이 특히 낮다. 블루 존이 오키나와의 장수 비결에서 주목한 건 ‘목적의식’과 ‘강한 사회적 유대’다. 오키나와 노인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저마다 이유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목적이 있는 삶은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고 지역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오키나와 사람들은 볶은 채소, 고구마, 두부 등 영양가가 높고 칼로리가 낮은 식물성 식품을 주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야(여주를 가리키는 오키나와어)와 콩에 주목했다. 고야는 혈당을 낮추고 항산화 효과가 있고 콩은 장 건강에 좋다.
또 오키나와의 거의 모든 100세 이상 노인이 정원을 가꾼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신체를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특히 쑥, 생강, 강황 등 약효가 있는 식물을 심을 것을 추천한다.
니코야, 코스타리카
Nicoya, Costa Rica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데,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의 조건으로는 ‘가족 간의 강한 유대 관계’ ‘매일매일의 목적의식’ ‘잘 먹는 것’ 등이 있다. 블루 존은 ‘낮은 열량의 식사를 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니코야 사람들은 이른 저녁에 가벼운 저녁을 먹는다. 100세가 넘은 사람들의 식습관을 조사했더니 평생 ‘호박, 옥수수, 콩’을 주로 먹는 전통적인 메소아메리카(Mesoamerica: 멕시코와 중미 지역 문화권) 식단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카리아, 그리스
Ikaria, Greece
면적 261㎢의 이카리아섬은 동서 길이 약 40㎞로 바위가 많은 지형이다. 인구는 1만 명이 채 안 된다. 놀랍게도 이 섬마을에선 치매나 만성 질환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이곳 주민 3명 중 1명은 90대까지 산다. 블루 존이 분석한 이카리아 장수의 비결은 ‘공동체 중심의 문화 활동’ ‘식단’ ‘훌륭한 와인 한잔’ 등이다. 깨끗한 공기와 따뜻한 바람 등 기후 조건과 자연환경이 훌륭하다. 거친 지형의 섬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운동도 된다. 이웃들과 모여 밤 늦게까지 와인을 마시며 게임을 즐기는 여유로운 삶도 이카리아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비결로 꼽혔다.
로마 린다, 캘리포니아
Loma Linda, California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남부 로마 린다 지역이 장수마을로 꼽혔다. 로마 린다는 제7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인들이 밀집한 도시인데, 1900년대 초반 이곳에 요양소를 세우면서 의료 및 요양 사업이 발달했다. 블루 존에 따르면 재림교인들이 보통 사람보다 평균 수명이 약 10년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채식주의 식단과 운동 등을 이유로 분석했다.
[홍지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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