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는 동양의 신비와 서양의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나라다. 아름다운 유적지부터 다양한 음식까지 즐길 거리가 다양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튀르키예를 찾아온다. 한국에서 튀르키예까지 비행시간은 직항 노선 기준 편도 약 12시간. 튀르키예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왕복 이동시간만 하루가 걸린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튀르키예 여행의 황홀한 향연을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 수많은 문화와 맛이 공존하는 서울에서 마치 튀르키예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소 3곳을 소개한다.
1. 직접 만드는 카이막,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 ‘원데이 쿠킹 클래스’
백종원이 천상의 맛이라 극찬한 튀르키예 디저트 ‘카이막’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 원데이 쿠킹 클래스다.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4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튀르키예 물건들이 눈길을 끈다. 튀르키예식 액세서리, 접시 등 실제 튀르키예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다양한 공예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원데이 쿠킹 클래스는 한국어에 능통한 튀르키예 현지인 강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오리지널 버전과 쉬운 버전, 두 가지 유형의 카이막과 튀르키예식 빵을 만든다. 카이막은 본래 물소의 젖과 원유를 사용해 만들지만, 원데이 클래스에서는 우유를 사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카이막의 주재료는 우유와 생크림이다. 쉬운 버전의 카이막은 우유와 생크림을 한번 끓인 후 약불에 한 시간 동안 올려두면 끝이다. 오리지널 버전의 카이막은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우유와 생크림을 냄비에 넣고 약 40분 동안 거품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층이 응고되도록 국자로 내용물을 떠 위에서 아래로 붓는 과정을 반복한다. 수강생 모두가 번갈아 가며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강사님께서 튀르키예식 홍차를 한 잔씩 내어주신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향의 홍차로, 기호에 따라 설탕을 섞어 먹으면 더 맛있다.
카이막이 완성되는 동안 튀르키예 사람들이 라마단 기간에 먹는 빵인 ‘라마단 피데’를 만든다. 밀가루, 이스트, 소금 3가지 재료를 사용해 만든 반죽을 작게 잘라 빵 모양을 만든다. 그 후 소스와 깨, 블랙커민씨드를 올려 오븐에 구우면 끝이다.
튀르키예식 홍차를 마시며 배우는 쿠킹클래스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실제로 튀르키예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지에서 먹는 카이막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 ‘원데이 쿠킹 클래스’를 추천한다. 직접 만든 라마단 피데 위에 카이막을 발라 꿀을 뿌려 먹으면 첫맛은 달면서도 입에 남는 진한 우유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도심 속 작은 튀르키예 ‘자매근린공원’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자매근린공원’은 도심 속에서 튀르키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시와 튀르키예의 수도인 앙카라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개원한 공원으로, 앙카라시의 이름을 따 ‘앙카라 공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특이한 모양의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와 앙카라시의 자매결연을 기념하는 고깔 모양의 조형물이다. 조형물 바로 옆에는 공원 조감도가 그려진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운동기구, 음수대 등 앙카라 공원의 여러 시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조형물 뒤편으로는 독특한 모양의 2층 건물 ‘튀르키예 전통 포도원 주택’이 세워져 있다. 포도원 주택도 공원의 이름처럼 앙카라시 이름을 따 ‘앙카라 하우스’라고 칭하기도 한다. 포도원 주택 내부에는 앙카라시에서 기부한 800여 점의 튀르키예 민속품들을 전시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튀르키예 국기와 여러 민속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에 걸려있는 민속품의 양쪽으로는 기도실과 주방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응접실, 침실 등 현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튀르키예식 주택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밖에도 화로, 농기구와 같이 튀르키예의 역사와 옛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이 놓여 있다.
앙카라 하우스 개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현재는 앙카라 하우스 주변 공사로 인해 상시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관람을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일시적으로 개방한다고 하니, 앙카라 하우스 내부를 보고 싶다면 자매공원 관리사무소로 미리 연락하는 것이 좋다.
3. 모래로 끓이는 ‘튀르키예식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 신촌 논탄토 카페
튀르키예는 1000년 이상의 오래된 커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전자 ‘체즈베’를 이용해 만드는 튀르키예식 커피는 현존하는 커피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에 등록된 커피이기도 하다. 튀르키예에 직접 가지 않아도 직접 모래 위에서 끓여낸 튀르키예식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0초 거리에 위치한 논탄토 카페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면 살짝 어두우면서도 분위기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평일 낮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카페 내부에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논탄토 카페는 튀르키예식 커피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와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음료, 맥주 등을 판매 중이다.
논탄토 카페의 튀르키예식 커피는 ‘체즈베 오리지널’과 ‘체즈베 브루잉’ 두 가지 메뉴로 나뉜다. 체즈베 오리지널 커피는 원두 가루를 필터에 따로 거르지 않고 그대로 마시는 진짜 튀르키예식 커피다. 체즈베 브루잉 커피는 완성된 커피를 필터에 한 번 걸러서 마시는 커피로, 오리지널 커피보다 더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 가루를 먹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 메뉴라고 한다.
체즈베 커피를 주문하면 곱게 간 원두와 물을 ‘체즈베’라는 튀르키예 주전자에 담는다. 그 후 300도 이상으로 뜨겁게 달궈진 모래 위에서 체즈베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커피를 끓인다. 20초 정도 체즈베를 계속 움직이다 보면 안에 담겨있는 커피가 끓기 시작한다. 끓는 커피를 그대로 컵에 담으면 체즈베 오리지널 커피를 완성한다.
체즈베 오리지널 커피를 주문하면 물 한 잔을 같이 건네주신다. 커피 가루와 함께 마시는 커피이다 보니 입안을 텁텁하게 할 수 있어 물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커피를 다 마시기 전까지는 물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커피 본연의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다 마신 후, 입을 헹궈내는 느낌으로 가볍게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논탄토 카페는 튀르키예식 디저트인 ‘카이막’도 함께 판매한다. 카이막을 주문하면 꿀을 뿌린 카이막과 잘 구워진 식빵을 함께 제공한다. 식빵 위에 카이막을 덩어리 채 올려 먹으면 카이막의 풍미와 질감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논탄토 카페는 신촌점 외에도 강남 신사점, 마포 연남점 등 총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튀르키예식 커피와 카이막을 함께 맛보며 아주 잠깐이라도 튀르키예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아 보는 건 어떨까. 서울에서 튀르키예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논탄토 카페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세윤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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