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체스경기 중 로봇이 어린아이의 손가락을 부러트려 논란이다. 체스게임을 위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은 10년 넘게 체스경기를 해왔으나 인간에게 해를 입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가디언, BBC 등 외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각) 국제 체스포럼 모스크바 오픈 경기에서 체스 로봇이 7살 소년의 손가락을 부러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건 다음날 SNS
피해를 입은 7살 소년의 이름은 크리스토퍼(Christopher)로 9세 이하 부문에서 상위 30인 안에 든 체스 신동이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동한 크리스토퍼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경미한 손가락 골절로 석고 깁스를 해야만 했다. 그는 깁스를 하고 다음날 경기를 이어나갔다.
경기 관계자들은 아이의 상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모스크바 체스 연맹의 세르게이 라자레프(Sergey Lazarev) 회장은 러시아 통신사 타스(TASS)와의 인터뷰를 통해 “로봇이 응답할 시간을 줘야 했는데 소년이 서둘러서 생긴 문제”라며 “우리는 로봇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체스 연맹 역시 7살 소년의 부주의가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스마긴(Sergey Smagin) 부회장은 “분명한 안전 수칙이 있었는데 선수가 위반했다”며 “로봇의 움직임을 기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고는 처음 보는 일로 극히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10년 넘게 체스 게임에 활용됐다는 문제의 로봇은 정확한 작동 매커니즘이 알려지지 않았다. 로봇은 한 번에 여러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크리스토퍼와 대결을 펼치던 때에도 3명의 선수들을 한꺼번에 상대하고 있었다. 러시아 체스 연맹은 로봇을 두고 “사고는 우연의 일치로 벌어진 일”이라며 “로봇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