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화천, 춘천, 횡성, 원주.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를 지나며 만나게 되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원도라 하겠습니다.
심리적 거리감에 통행로의 복잡함을 감안한다면 춘천과 철원. 그중에서 가장 가깝게 생각되는 강원도는 철원인 듯하며, 이 글에서는 강원도 철원 가볼 만한 곳 그 대표주자인 철원 고석정 꽃밭의 철원 꽃축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고석정꽃밭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25-203 꽃밭 주차장 (꽃밭은 주차장 건너편)
강원도 철원 가볼 만한 곳 철원 고석정 꽃밭 영상 1분 29초.
오전에 날이 꾸무리하다 싶었는데 오후가 되며 파란 가을 하늘이 제법 보이기 시작한다.
아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덥기까지.
철원 고석정 꽃밭의 입장권은 어른 1인 10,000원.
5,000원을 지역 상품권으로 되돌려 주니 결국 5,000원.
쿠니의 기억으로는 유일한 철원 꽃축제이고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진 가을축제라는 점에서 5,000원이란 입장료는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초기에는 6,000원이 아니었던가 기억하고 있으며 해마다 오르고 있는 듯.
예쁜 우산? 아니다.
햇볕을 피하는 방법, 양산처럼 사용하시라고.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깡통 열차.
한 번쯤은 타보고 싶었는데 아직 한 번도 못 타봤다.
철원 고석정 꽃밭.
언제나처럼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꽃의 폭포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쿠니의 경우 매번 오른쪽으로 돌아 왼쪽으로 나오는 시계방향 코스를 선택한다.
안내글이 보이면 꽃 이름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꽃을 그냥 아름답다 또는 예쁘다로 ‘퉁’치고 기억하지 않는 편이다. 아니 않은 게 아니라 기억하지 못한다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여하튼 쿠니는 꽃 이름을 모르는 편.
그러므로 꽃 이름 없이 흘러가도 그러려니 이해해 주시길.
방문객들을 환영하듯 꽃다발을 내밀고 있는 선남선녀.
보는 것만으로 선남이고 선녀인지 알 수는 없겠지만 그냥 그렇게 믿는 게 마음이 더 좋으니까.
하늘에 파아란 색이 도드라지기 시작하며 꽃의 색감도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것도 드넓게 펼쳐진 꽃밭을 어디 쉽게 만날 수 있겠나.
그러니 강원도 철원 가볼 만한 곳이라 말하는 걸 게다.
거의 매년 들르게 되는 철원 꽃축제.
확실히 철원 고석정 꽃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전국적으로 철에 따른 꽃밭이 펼쳐지긴 한다.
그리고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예쁨을 뽐내지만 강원도 철원 가볼 만한 곳으로 유명세를 드높이고 있는 형형색색의 철원 꽃축제가 단연 돋보인다 하겠다.
남녀노소 불문.
친구끼리, 연인끼리, 부부끼리.
끼리끼리.
즐거움이 가득하다.
저 멀리로 지나는 깡통 열차. 올해도 못 타고 지났지만 2025년에는 한 번쯤 도전을 해볼까 싶다.
꽃은 생각이 없겠지?
그냥 본인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거겠지.
저 꽃이 더 예쁘다 시기하지 않고,
저 꽃이 더 많은 햇볕을 받는다 질투하지 않고,
저 꽃의 색상이 더 예쁘다 따라 하지 않는다.
저 나무로 인해 내게 올 햇볕이 가려졌다 미워하지 않으니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꽃은 언제 어디서나 아름답고 예쁠 수가 있는가 보다.
사람은 좋지 않음 모든 것들을 양산하고 있다.
모든 좋지 않은 감정을 만들어내고 퍼뜨린다.
꽃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드러내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 사람은 그 조화를 부르짖으며 자신만은 돋보이려 한다.
그나마 이렇게 꽃밭 속에 있음으로써 모든 좋지 않은 것들이 가려지는 것일지도.
그래서 힐링이란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쏟아내는 독침과 칼부림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그대로 내어주는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것.
그게 바로 힐링이고 웰니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 나 자신을 돌아볼 때
가장 부끄러운 것은 내가 아닐까.
그런 생각.
아마도.
순수한 꽃 속에 있기에 나 자신의 그릇됨이 두드러지는 것일지도.
임진강 댑싸리 공원이 또 유명한 곳인데 그에 못지않게 너른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철원 고석정 꽃밭 댑싸리.
댑싸리의 학명이 Kochia scoparia (L.) Schrad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기 안내글에는 댑싸리라 쓰여있지 않고 ‘코키아’라 쓰여있다.
댑싸리는 1년 초로 68~150cm 정도 크기로 자란다고 한다.
줄기에는 많은 잔가지가 분지 되어 전체 형태가 길쭉한 타원형이라 하고 유럽, 중남부 온대 아시아,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 약 80여 종이 있다고 한다.
강원도 철원 가볼 만한 곳 철원 꽃축제.
들어올 땐 입장료가 비싸니 뭐니 하시던 할머니들도 다니다 다시 만나니 사진 찍느라 열심이시다.
그 할머니가 비싸다 하신 것은 내 주머니 10,000원이 나간다는 생각에서 일 텐데 들어오는 5,000원으로는 그 불만이 해소되지 않았던 게다. 하지만 어여쁘고 아름다운 꽃밭에서 그 불만이 다 녹아내린 듯.
그 할머니는 모르시겠지만 어쩌다 보게 된 쿠니의 입장에서 보면 철원 고석정 꽃밭이 이루어낸 드라마틱한 심경의 변화라 생각된다.
꽃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 꽃과 나 자신을 동화시키는 것일까? 아니면 그 좋은 곳, 예쁜 곳에 내가 함께 했음을 기록하는 것일까?
예쁘다는 말을 가볍게 삼켰다.
안쓰럽다는 말을 꿀꺽 삼켰다.
사랑한다는 말을 어렵게 삼켰다.
섭섭하다, 안타깝다, 답답하다는 말을 또 여러 번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리고서 그는 스스로 꽃이 되기로 작정했다.
–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말에서 어떤 느낌이 들까?
이 역시 나태주 시인의…
아름다운 꽃을 본다는 것,
너를 아름답게 본다는 것.
내가 꽃을 아무리 아름답다 말한 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내가 너를 아무리 아름답다 말한 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
꽃은 그냥 꽃일 뿐이고 너는 그냥 너 일뿐이기에.
그런 서글픔도 포함된 이야기가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이곳 철원 꽃축제의 장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철원 꽃축제를 10월 31일까지 연장을 한다 했으니 이제 곧 마감을 하게 될 철원 고석정 꽃밭.
그러고도 며칠 동안은 더 볼 수도 있겠지만,
강원도 철원 가볼 만한 곳이란 위상은 시들해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2025년이 되면 또다시 그 명성을 되찾게 될 것 역시 분명하다.
걷는 모든 이들은 행복의 감정을 흩날리고 있다.
그래서 기분 좋다! 철원.
이해인 시인께서는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그래서일까?
멀미가 난다.
멀미를 잠재우려 또 걷는다.
그렇게 철원 고석정 꽃밭을 걷고 또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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